세상에 알린 경기·인천 뉴스들

제역할 하고 있는지 추적·점검

지난 2024년 6월13일 오전 경기 양주시 효순·미선 평화공원에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추모제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추모 현장에 놓인 두 여중생의 영정 사진과 꽃. 2024.6.13 /연합뉴스
지난 2024년 6월13일 오전 경기 양주시 효순·미선 평화공원에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추모제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추모 현장에 놓인 두 여중생의 영정 사진과 꽃. 2024.6.13 /연합뉴스

경인일보는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이 출범한 이후, 총 72회 기자상을 수상했다. 신문 하단, 1단짜리 사건기사도 허투루 넘기지 않고 집요하게 현장을 찾으며, 미세하게 감지되는 사회의 이상현상을 예민하게 관찰했고, 사회 분위기에 역행하는 수상한 움직임을 면밀하게 쫓아 기록하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았기에 가능했다.

그렇게 지난 80년, 경기도·인천의 ‘매일’을 신문으로 기록했다. 시간이 흐르면 기억은 희미하지만 기록은 역사가 된다. 경인일보를 일컬어 경기도·인천의 역사(歷史)이자 유일무이한 기록자라 부르는 것은, 그래서 더한 설명이 불필요하다.

경인일보의 80년을 반추하는 일은 곧 경기도·인천을 돌아보는 일이다. 광복이래 가장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며 현재에도 대한민국 성장엔진으로 책임을 짊어진 경기도·인천은 그 이면엔 사건·사고의 비극적 현장이기도 했고 부조리의 표상이기도 했다.

경인일보는 30여년 전인 1997년 경인 서부권 갯벌 매립이 단순한 환경파괴를 넘어 기후위기를 촉발할 것을 심층 취재하며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1996년부터 4년간은 100회에 걸쳐 제대로 기록되지 못한 인천의 근현대사를 기록해두었으며, 이제는 K-시위문화로 불리는 촛불시위의 시초가 된 2002년 ‘효순·미선이 사건’을 처음 세상에 알렸다.

새벽에 홀로 일하던 청년 노동자의 죽음을 세상에 알린 ‘평택 SPC 계열 빵공장 사망사고’는 그의 죽음 이전, 반복적으로 일었던 사고의 현장을 찾은 예민함에서 비롯됐다. 갑을관계에 종속된 자영업자의 비극을 알린 ‘용인 CU 편의점주 자살 및 CU측 사망진단서 변조’사건은 대자본의 부당함에 용기있게 맞섰기에 가능했다.

인천 인현동화재, 화성씨랜드화재 등 해가 지나면 잊히는 사회적 참사 역시 끊임없이 현장을 찾고 억울한 이들에게 귀를 열어 온 정성으로 세상에 알릴 수 있었다.

코로나19가 창궐하던 시대, 평일 낮에 발생한 어린 형제의 죽음을 통해 돌봄 사각지대의 폐해를 고발한 ‘화재참변 당한 인천 초등생형제’ 사건은 사회의 관심 저너머에 있는 약자들과 연대하며 그들의 대변자를 자처한 무수한 기록의 일환이다. 사회의 무심함을 깨뜨리고 제도를 이끌어 내는 계기가 됐다.

결국에 세상을 바꾼 경인일보 ‘특종’을, 창간 80년을 맞아 엄선했다. 아울러 경인일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 여전히 제 역할을 하는지도 다시한번 점검했다. 또 여전히 우리가 풀어가야 할 숙제도 짚어봤다.

그렇게 다시 한번, 우리는 기록하지 않으면 사라지는 진실을 기록하기 위해 긴 여정을 떠난다.

/공지영·신현정기자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