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도시공사 골볼팀 전국장애인체전 우승
방울 든 공 던져 득점 시각장애인 스포츠
주장 김남오 “다음 목표는 올림픽 무대”
인천도시공사 골볼선수단이 제45회 전국장애인체전에서 창단 3년만에 첫 우승을 일궈냈다.
김남오, 방청식, 조용민, 이정현, 최승호, 한도미니크로 구성된 선수단은 지난 2일 부산시 부산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골볼 통합등급(선수부) 결승전에서 전남을 8-7로 제치고 우승을 거머쥐었다.
주장을 맡고 있는 김남오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면서 “한번 우승했다고 자만하는게 아니라 이제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을 가지려고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각장애인을 위해 고안된 골볼은 3명이 한 팀을 이루어 눈을 가리고 작은 방울이 들어있는 공을 골대를 향해 던지거나 굴려 득점하는 팀 스포츠다. 선수들은 방울 소리로 공의 위치를 파악하고, 경기장 라인을 만져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는 감각을 필요로 하는 스포츠다.
선수단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 후보로 꼽히는 강팀들과 맞서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예선에서 만남 충남은 다수의 국가대표 선수가 속한 팀이고, 결승전에서 만난 전남은 지난 제44회 전국장애인체전까지 3연패를 달성한 강력한 우승 후보였다.
선수단은 결승전에서 전반 6-1로 앞서나갔지만, 후반에서는 상대팀이 6득점을 해내며 몰리기도 했다. 이때 선수단은 김남오를 중심으로 똘똘 뭉쳤다.
김남오는 “전반에서 이기다가 후반에서 상대팀이 다득점을 할 때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많이 압박받는 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팀원들을 다독였다”며 “‘이미 은메달을 확보했고 더 떨어질 일도 없다’ ‘후회없는 경기를 하자’는 말을 많이 했다”고 했다.
김남오 선수는 골볼 실업팀에 입단하기 전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어릴때 접한 골볼에 재능을 보인 그는 2009년 유소년 국가대표를 거쳐 2012년 패럴림픽에도 출전했다. 광주에서 시각장애 특수학교인 세광학교를 졸업한 뒤 골볼 동호회 활동을 위해 수년간 인천과 광주를 오가다가 2017년 인천에 정착했다.
김남오는 골볼 엘리트 선수였지만, 생계를 위해 안마사로 일했다. 2022년 창단한 인천도시공사 선수단에 입단하며 든든한 주장의 자리를 맡고 있다. 큰 대회 경험이 없는 선수들을 노련미 있는 김남오가 챙기며 팀워크가 이뤄지고 있었다.
김남오는 “골볼 실업팀이 지역에 생기는 것은 골볼을 좋아하는 많은 어린 친구들이 먹고 살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을 의미한다”며 “그런 자리를 만드는 것에 일조하고 싶어 선수단에 합류했고, 더 많은 후배들이 올라와서 골볼을 이끌어 나가는데 도움이 되고 싶었다”고 했다.
창단 때 4명의 선수로 시작한 선수단은 올해 한도미니크와 이정현이 졸업 후 입단하며 선수 구성을 마쳤다. 김남오를 제외한 5명의 선수들은 모두 인천 시각장애 특수학교인 혜광학교 출신이다.
김남오는 “3명씩 팀으로 하는 운동이라 6명 완전체가 되면서 비로소 연습을 더 제대로 할 수 있었다”며 “홀로 훈련할 때보다 팀으로 경기를 해야 경기 운영의 빈틈을 찾아 메꿀 수 있는데 보이는 사람이 옆에서 막아주고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창단 때부터 선수들을 이끈 김신 감독은 “신구 선수들이 함께 있는 팀이라 결승 무대에서 압박을 느끼지 않도록 훈련 때 압박받는 상황을 대비하려고 했고, 본 무대에선 긴장을 풀어주려고 노력했다”며 “주장을 제외하고 모두 같은 학교 출신이기 때문에 다른팀에 비해 조직력도 좋은 것이 우리팀의 장점”이라고 했다.
이어 “선수단이 성적에 대한 부담없이 운동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한 인천도시공사와 인천시체육회, 선수들이 안전하게 이동하고 훈련할 수 있게끔 도움을 준 인천 반다비체육센터 직원분들 등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어 우승을 이룰 수 있었다”고도 했다.
골볼은 모두 눈을 가리고 감각에 의존하는 스포츠다. 그 어떤 종목보다 팀워크가 중요하다. 김남오는 “선수 개개인의 스타일과 습관을 파악하고, 골대와 라인으로 위치를 파악하면서도 공을 주우려고 할 때 부딪히지 않도록 최소한의 간결한 소통으로 운영해야 한다”며 “팀워크를 위해 선수들과 소통을 많이 하려고 한다”고 했다.
끝으로 김남오는 앞으로의 목표를 이 같이 밝혔다.
“이번 전국 체전 우승은 꿈을 향해 가는 길에 과정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인천도시공사 선수단 전원이 같이 국가대표가 돼서 2028년 올림픽 무대를 밟고 메달까지 따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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