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약사사 산사음악회’ 행사서
팬클럽·지역주민 등 1500여명 몰려
‘사고 우려’ 신고 받고 인력 배치
“규모 작더라도 관련 지침 필요”
최근 인천에서 열린 축제에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는 관람객이 몰리면서 안전사고 우려를 낳았다. 혹시 모를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행사 규모와 상관없이 선제적인 안전관리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주말인 2일 오후 6시께 인천 남동구 만월산에서 열린 ‘약사사 산사음악회’에 경찰 추산 1천명(누적 1천500여명)의 인파가 모였다. 이날 행사에 유명 트로트 가수가 출연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팬클럽과 지역 주민 등이 몰렸다.
하지만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사전 조치는 없었다.
순간 최대 관람객이 1천명 이상으로 예상되는 지역축제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예상 관람객 수, 행사장 구조와 동선 등을 담은 ‘안전관리계획서’를 관할 지자체에 제출해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지자체, 경찰 등 현장 통제 인력이 안전 조치를 진행한다.
이날 주최 측은 행사장에 의자 300석을 마련하고, 입석 인원을 포함해 총 500여명이 행사에 참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최 측이 최대 관람객을 1천명 미만으로 예측했기 때문에 남동구에 ‘안전관리계획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결국 행사가 시작된 후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는 112신고가 접수됐고 경찰과 소방, 남동구 관계자 등 인력 50여명이 뒤늦게 현장에 배치됐다. 당시 경찰은 시민 안전을 위해 공연을 약 15분간 중단시키기도 했다.
인천남동경찰서 경비안보과 관계자는 “산 중턱에 위치한 약사사의 길이 좁아 무대를 보려는 시민들이 얽히며 혼란이 발생했다”며 “좌석뿐만이 아니라 절 곳곳 연석에도 사람들이 올라가 추락과 안전사고 위험이 있었다”고 했다.
남동구는 급히 “관내 미신고된 약사사 산사음악회 개최로 인해 다중 인파로 안전사고가 우려된다. 현장 참여자 및 차량은 각별한 주의를 부탁드린다”는 안전안내문자를 시민들에게 발송했다.
이에 대해 약사사 관계자는 “지난 2018년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행사에는 약 400명 정도 참석해 올해도 비슷한 인원이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오랜만에 열린 행사에 인근 주민들이 몰리며 예상치 못한 인파가 발생한 것 같다”고 했다.
지난달 18일 인천 중구 영종도에서 열린 ‘2025 영종 불꽃페스타’에서도 관람객이 예상치를 초과했다. 중구는 이날 관람객을 2천여명으로 전망했지만, 실제론 10배가 넘는 3만여명이 몰렸다. 당시 극심한 차량 정체가 발생하는 등 관람객과 지역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과 교수는 “인파 관리의 핵심은 사람들이 엉키지 않게 동선을 만드는 것”이라며 “인파 관리에 대한 경각심이 적은 소규모 행사일수록 돌발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1천명이라는 기준에 얽매이기보다 작은 지역축제에서도 대형 행사에 준하는 안전관리 지침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윤지기자 sso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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