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한국전쟁 등 어두운 역사 현장
선진국선 관광 자산으로 활용… 인천도 추진
토양오염 잘 해결하고 국가문화재 등록 시급
인천 부평구 ‘캠프마켓’ 공원화 사업이 올해 8월 행정안전부 타당성 조사 대상으로 선정됐다. 캠프마켓 공원화 사업은 미군 부대가 떠난 44만㎡ 부지에 3천억원 이상의 재정을 투입해 시민들의 쉼터와 역사·문화 공간을 만드는 내용이다. 사업 추진을 위한 ‘첫 관문’인 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 중앙투자심사를 거쳐 단계별로 공원화 사업이 추진된다.
캠프마켓은 일본 육군조병창이 있던 곳으로 1986년 공원 부지로 결정됐으나 미군이 주둔하면서 ‘금단의 땅’이 됐다. 경인고속도로·경인전철과 함께 인천 도심을 단절시키고 부평구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2002년 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에 따라 부대 이전이 확정됐고, 2019년과 2023년 단계별로 반환이 이뤄져 약 80년 만에 인천시민 품으로 돌아왔다.
캠프마켓의 역사문화적 가치는 2020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실시한 문화영향평가에 잘 나타나 있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의 역사적 의미가 국민들에게 문화적으로 미칠 영향이 상당히 크다고 했다. 당시 건축 양식, 근대 음악의 중심지, 뛰어난 자연 경관 등은 관광자원으로서 매력도가 높아 국내는 물론 해외의 상당한 관광 수요를 유발할 것으로 예상됐다. 역사적·건축학적 가치가 매우 높아 다수의 건물을 보전하도록 권고했으며 국가문화재 등록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문화란 인적·물적으로 가장 진보된 문명을 바탕으로 최고의 장점만을 융합해 현재의 불편함을 해결하고 공동체 행복과 창조적 삶 등 새로운 변화를 야기하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는 “혁신으로 해결 못 할 일은 없다”고 했다. 그러나 국내 현실은 각 진영의 이념과 이익에만 빠져 과거의 모순을 못 없애고 갈등 관계가 심화되면서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만 낭비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잘못을 인정하고 미래를 향한 혁신적 사고로 실용의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 문화 발전의 문제를 정치적으로 편을 갈라 상대를 무조건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좋은 방안이 나오면 서로 더 나은 정책으로 도움을 주는 실용의 문화정치로 가야 한다.
인천 부평구에는 어두운 역사지만 전쟁과 관련된 캠프마켓이 있다. 선진국에서는 어두운 역사의 현장이라도 자신들의 잘못을 반성하고 귀중한 역사적 문화자산을 잘 보존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실용을 추구하고 있다. 튀르키예는 GDP의 약 60%를 관광 수입에 의존하는 등 많은 국가와 도시가 관광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관광은 미래 먹거리 산업 중 하나로 우리도 관광자원 발굴 및 산업 육성을 통해 미래를 준비할 때다. 부평 캠프마켓과 제물포의 개항장 건축물, 그리고 계양산성을 연결해 만들면 인천의 새로운 명품 관광벨트가 될 것이다.
캠프마켓은 공원화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에 앞서 토양오염 정화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 오염된 땅과 건물을 잘 정화해 멋있는 역사문화공원으로 만든 사례를 찾아 벤치마킹해야 한다. 국내 동양대학교, 폴란드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 암스테르담 베스터 가스공장 등이 대표적 사례다.
일본 육군조병창 시설 등 캠프마켓의 주요 역사문화 자산을 국가문화재로 등록하는 것도 시급하다. 이를 통해 국가 브랜드를 확보하고 다시는 어두운 역사를 반복하지 않고 극복하는 교육의 장소로 활용해야 한다. 그리하면 일본의 역사 왜곡과 한국전쟁의 바른 역사를 전국 중·고등학생은 물론 세계에 알리는 현장이 돼 엄청난 관광 수요를 유발할 것이다. 지역경제는 물론 국가경제에도 이바지하게 되면서 캠프 마켓의 실용 가치는 더욱 커질 게 분명하다.
캠프마켓의 주요 역사문화 자산이 국가문화재로 등록되면 국가 지원을 통해 인천시의 재정 부담도 덜 수 있다. 그리고 세계 평화를 만드는 교육의 현장이자 인천의 초일류 평화역사문화공원으로 부상할 것이다. 캠프마켓이 세계평화를 위한 역사교육의 현장이자 국가경제에 도움이 되는 공간으로 재탄생하길 바란다.
/신동욱 부평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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