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규 지역사회부(군포) 차장
황성규 지역사회부(군포) 차장

최근 군포의 한 골목 식당에서 ‘노쇼(No-show)’ 사기 시도가 있었다. 노쇼 사기는 음식점에 단체예약을 하고 나타나지 않는 것도 모자라 고가의 술을 준비해 놓도록 유도해 음식점 점주의 주머니를 터는 사기 행위다. 당시 예약자는 350만원 상당의 고량주를 준비해 줄 것을 요청했고 자신이 아는 주류업체를 통해 구매해야 한다고 유도했다. 번듯한 명함까지 보내며 점주를 안심시켰다.

예약을 받은 직후 점주는 8명의 단체 손님을 받을 생각에 한껏 들떴다. 한 술 더 떠서 예약자가 소개해 준 주류업체에선 350만원짜리 술을 450만원에 팔면 된다며 점주를 거듭 유혹했다. 하지만 그 비싼 술을 굳이 왜 일반 식당에 와서 먹는지 좀처럼 이해가 가지 않았던 점주는 평소 거래처 주류업체에 물어봤고 전형적인 노쇼 사기 행태라는 걸 알게 됐다. 다행히 금전적 피해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점주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모든 사기 행위가 그렇듯 노쇼 사기 역시 사람의 심리를 악용한다. 경기 불황 속 한 테이블이라도 더 손님을 받기 위한 음식점 점주의 간절함을 교묘하게 파고든다. 이는 불경기 여파로 음식점 폐업이 속출하는 판에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을 더욱 절망에 빠트리는 악질적인 범죄 행태다.

문제는 골목상권 소규모 음식점에도 시도가 이어질 만큼 사기 범죄가 무차별적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지만 뚜렷한 예방책이 없다는 점이다. 결국 점주들이 알고 대비하는 게 피해를 막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군포시는 최근 관내 음식점들이 속한 소상공인연합회와 상인회, 번영회 등 15개 단체에 공문을 보내 노쇼 사기 유형에 관한 상세 내용을 공유하고 주의를 당부했다.

단체예약 시 고가 상품의 대리구매 요청이나 법인카드 사용 제한 등을 핑계로 한 선결제 유도와 같은 예약자의 요구가 있다면 일단 의심부터 해봐야 한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황성규 지역사회부(군포) 차장 homer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