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는 더 이상 먼 미래의 문제가 아니다. 이제 우리는 외출하거나 가족의 식탁을 준비하는 일상 속에서도 이미 기후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폭염과 홍수, 가뭄 같은 이상기후는 낯선 현상이 아닌 삶의 일부로 자리 잡았으며 그 영향은 건강과 안전을 넘어 사회·경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제 기후변화는 개인의 노력을 넘어 정부와 지자체, 산업계, 국민 모두가 함께 대응해야 할 ‘공동의 과제’가 됐다.
최근 여름마다 반복되고 있는 기록적인 폭염과 국지적 집중호우는 더는 ‘예외적 사건’으로 넘길 수 없는 현실이 됐다. 올해 역시 짧은 장마와 긴 폭염, 국지적 호우를 경험했다. 올 여름철 전국 평균기온은 25.7℃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서울은 열대야가 46일 지속되며 1908년 관측 이래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일부 지역은 시간당 100㎜가 넘는 기록적 호우로 도로·주택 침수 피해가 발생한 반면, 강원도 강릉은 장기간 이어진 극심한 가뭄으로 농업·생활용수가 부족해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러한 현상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기상재해의 빈도와 강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특히 취약계층과 농업, 보건, 산업 전반에 걸친 영향을 고려할 때 기후위기는 우리 모두의 생존과 직결된 중대한 문제다.
기상청은 이러한 기후위기의 현실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기후·기후변화 감시 및 예측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기후예측 감시·예측 강화를 위한 법적 체계를 마련했고, 기후변화상황지도를 통해 국가기후변화 표준 시나리오를 제공해 지자체와 산업계는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예를들면 관계 기관들은 국가기후변화 표준 시나리오를 활용해 폭염이 잦은 지역에서 노약자와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한 냉방 지원과 응급 대응 체계 등 적응 전략을 수립하고, 농업 지역에서는 이상 강우와 가뭄을 고려해 작물 재배 시기 조정과 관개 개선 등 맞춤형 적응 방안을 갖추고 있다. 또한 기상청은 올해부터 2031년까지 한반도와 기후환경을 반영하는 국가기후예측시스템을 독자적 기술로 개발해, 1개월에서 10년까지의 기후예측정보를 생산하는 등 실효성 있는 기후위기 대응을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기후 교육 및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미래 세대가 기후위기 대응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 마련이 필요하다. 이에 기상청은 중학생을 대상으로 ‘기후변화과학 퀴즈대회’를 개최해 청소년이 기후과학을 학습하고 일상 속에서 기후행동의 중요성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으며, 학교·지자체 등과 협력한 체험형 교육 및 캠페인 운영을 통해 교육 및 홍보도 강화하고 있다. 이제는 미래세대가 단순한 교육의 수혜자를 넘어서 기후위기 대응의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요구된다.
한편, 기상청은 국제사회와의 협력과 역할 확대를 통해 과학적 기후정보 생산과 정책 지원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6대 의장으로 한국인이 선출돼 제6차 평가보고서 과정에 적극 참여한 바 있으며, 현재 진행 중인 제7차 평가보고서 준비 과정에서도 대한민국은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기상청은 앞으로도 과학적 근거 마련과 국제사회 협력을 통해 대한민국의 위상과 전문성을 더욱 높여 나갈 것이다.
이제 기후변화에 능동적으로 적응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야 한다. 기상청은 앞으로도 기후정보 제공과 예측 능력 고도화, 지자체와의 협력 확대를 통해 국가와 지역의 기후변화 적응 역량을 높여 나갈 것이다. 이와 동시에 기후변화에 대한 개개인의 관심과 생활 속 실천 또한 매우 중요하다. 개개인의 일상 속 에너지 절약, 기후위기 인식 확산, 지역사회의 연대가 모일 때 우리 사회 전체의 회복탄력성도 커질 수 있다. 기후위기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과학적 분석과 정책적 실천, 국민 모두의 참여가 함께할 때 이 거대한 흐름에 지혜롭게 대응할 수 있다. 기상청은 언제나 국민과 함께하며 기후위기 시대의 든든한 길잡이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이미선 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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