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구 도든아트하우스서 14일까지

 

2018년부터 색연필 인물화 작업

제자에서 지인까지 200여명 그려

“시대 이끄는 것은 평범한 사람”

기억·마음 담긴 글도 함께 전시

/도든아트하우스 제공
/도든아트하우스 제공

김정열 작가는 교사 시절 제자, 인천 문화계와 교육계 인사를 비롯한 지인들을 사실적으로 그리는 ‘인천인물열전’을 이어오고 있다.

김정열 작가의 ‘인천인물열전’ 세 번째 전시가 인천 중구 개항장거리 도든아트하우스에서 진행 중이다. 이번 개인전은 작가가 2021년부터 최근까지 그려 온 지인들의 얼굴을 담은 작품들을 전시했다.

작가는 부평여자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던 2018년께부터 색연필로 인물화를 그렸다. 당시 새로 부임한 학교 미술실에는 색연필 세트만 있었다. 작가가 담임을 맡은 반의 수업 때 학생의 얼굴을 색연필로 그렸고, 이 학생이 자신의 사물함에 그림을 붙여놓자 “자신도 그려달라”는 다른 학생들의 ‘의뢰’가 이어졌다고 한다. 작가는 흔쾌히 학생들의 얼굴을 그렸다. 그렇게 작가의 ‘인천인물열전’은 시작됐다.

다이소에서 파는 5천원짜리 제품부터 고가의 프리즈마 브랜드까지 다양한 색연필로 다양한 표현 기법을 활용해 인물을 표현하고 있다. 현재까지 200명 넘는 인물을 그렸다. 모델은 제자들로 시작해 작가와 소중한 인연을 맺은 지인들로 확장됐다. 직업상 문화계와 교육계 인사가 많다고 한다. 작가는 지난 2023년 교직 생활을 마무리했다.

“사마천은 ‘사기’의 열전에서 역사를 이끌어 간 중요한 인물들을 기록했습니다. 제가 그린 인물들은 인천에서 알 만한 사람은 아는 사람일 수도 있고, 평범한 학생이나 식당 주인도 있습니다. 결국 시대를 이끌어가는 것은 제 주변에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죠. 그래서 ‘열전’이라는 제목을 붙였습니다.”

작가는 사람의 얼굴을 아주 세세하고 치밀하게 묘사했을 때 그 사람의 본질이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작가는 “눈꺼풀의 섬세한 각도와 입꼬리의 미묘한 기울기에서 희로애락을 느낀다”며 “내가 그리는 대상의 인물은 그 누군가에게는 부모이자 아들과 딸로서 소중한 존재들인데, 대충 그릴 수는 없다”고 작업에 대한 태도와 의미를 설명했다.

전시는 그림과 글이 나란히 놓였다. 작가는 그림의 주인공과 함께한 인연에 대한 기억과 마음이 담긴 글을 일일이 기록했다. 인물은 표정을 드러내고, 글은 그 얼굴에 드러나지 않은 시간과 내면의 감정을 담다. 보통 인물화는 개인의 내면을 탐구하는 데 집중하지만, 김정열의 인물화는 작가와 인물 사이 관계까지 드러내고 있다. 작가의 작품에 대해 ‘개인의 기록을 넘어 한 지역의 역사를 담아낸 공동체적 기억의 장(場)’이라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작가는 이번에 전시한 인물화 가운데 가장 비슷하게 그렸다고 생각하는 모델로 판화가인 윤종필 꾸물꾸물문화학교 대표, 김창수 인문도시연구소장을 꼽았다. 작가는 앞으로 인천인물열전과 함께 도시의 풍경을 그리는 새로운 작업을 병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전시는 오는 14일까지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