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까지 인천문화예술회관 전시장서 개최
‘경계를 넘어’ 인천에서 펼쳐진 국제 현대사진 파노라마
국내외 주목받는 작가 125명 현대사진 작품 435점 전시
‘현대사진’의 국내외 경향을 ‘인천’이라는 렌즈로 담아낸 국제 기획 전시가 첫발을 뗐다.
지난 7일 개막해 오는 12일까지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 진행 중인 ‘2025 인천국제현대사진기획전(iiCP 2025)’은 인천에서 보기 드물었던 대규모 국제 사진전이다. 한국시각예술문화연구소가 주최·주관하는 이번 전시의 주제는 ‘경계를 넘어, 바다와 뭍의 사이(間)를 품은 도시’다. 작가 125명의 작품 435점을 전시했다.
스위스 포토 바젤에서 주목받은 사진작가 10여명을 비롯해 튀르키예, 프랑스, 폴란드, 그리스, 독일, 몽골, 미국, 베트남, 일본, 중국, 한국 등 14개국에서 국제적 위상을 가진 작가 47명이 참여했다. 이들의 작품은 ‘제1전시관 국제관’에서 볼 수 있다.
국제관에서는 이번 iiCP 2025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한 폴란드 출신 작가 라팔 밀라흐(Rafal Milach)의 ‘Black Sea’(검은 바다) 시리즈를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다. 라팔 밀라흐는 세계적 다큐멘터리 사진 그룹 ‘매그넘 포토스’ 정회원으로, 사회와 권력 구조 사이의 긴장을 탐구하는 작업을 통해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그가 iiCP 2025에서 선보인 ‘Black Sea’ 시리즈는 우크라이나 흑해 연안의 풍경을 담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전조를 암시했다.
iiCP 2025가 선정한 특별 부문 ‘레전드 인천’은 유병용 작가다. 유병용 작가는 인천시사진대전, 전국제물포사진전 초대작가로 1980년대 초부터 인천을 기반으로 활동해 왔다. 이번 전시에 출품한 ‘바다를 꿈꾸며’ 연작은 포구의 시장 한켠에 조용히 쌓여 있는 생선 더미에서 출발했으나, 이미 생을 마감한 그 생선들의 눈동자에는 여전히 바다의 흔적과 갯내음이 남아 있다. 전시 총감독을 맡은 김노천 한국시각예술문화연구소장은 “인천 현대사진의 전통을 계승하고, 지역 예술 생태계의 뿌리와 미래를 잇는 상징적 프로그램으로 매회 작가 1명을 ‘레전드 인천’으로 선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관에서는 각국 작가들이 현대사진에 담은 다양한 기법과 색깔, 문화와 정서를 읽을 수 있다. 벨기에 작가 김 푸크라(Kim Foucart)가 담은 국내 항구의 풍경들도 눈에 띈다. 그는 해외로 입양된 한국계 작가다. 김노천 작가의 ‘사이에서-송도신도시’, 유창호 작가의 ‘미아(迷兒)연평도’ 시리즈 등 인천 작가들의 회화적 작품들도 해외 작가들과 나란히 걸려 있다.
‘제2전시관 연구소 작가관’은 한국시각예술문화연구소 소속 연구원 46명의 작품을 전시했다. ‘제3전시관 인천 초대 추천 작가관’은 인천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작가 32명의 작품을 모았다.
김노천 소장은 “현대사진은 미학, 즉 ‘텍스트’가 중요한 예술 장르이고, 인천은 한국 최초의 미학자 우현 고유섭(1905~1944) 선생이 탄생한 곳으로, 인천은 곧 ‘미학도시’라 부를 수 있다”며 “인천국제현대사진기획전은 인천에서만 가능한 현대사진을 제시하는 전시로 해마다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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