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역서 전력·용수 공급 반발… 과세 혜택 등 획기적 조치 조언

원삼면 일반·이동 남사 국가산단

고급 인력 확보 장점 전략적 입지

해외서는 공동 이해 추구 방향성

반도체 클러스터로 판교 이상의 전국 최대 집적단지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은 용인시 원삼면. 2025.11.4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반도체 클러스터로 판교 이상의 전국 최대 집적단지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은 용인시 원삼면. 2025.11.4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용인이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으로 뜨겁다. 480조원 이상의 투자와 향후 용인은 물론 대한민국 산업지도 및 인구 구조까지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국가 프로젝트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만큼 또다른 이유로도 뜨겁다. 반도체 산업에 필수인 전력과 용수를 놓고 타 지역과의 갈등이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어서다.

■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는 오는 2027년까지 처인구 원삼면 일대에 415만여㎡ 일반산업단지와 2031년까지 이동 남사 지역에 770여만㎡ ‘세계 최대’ 규모 국가산업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동·남사읍 일대에, SK하이닉스는 원삼면 일대에 각각 산단을 조성 중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SK하이닉스가 입주하는 일반산단과 삼성전자가 들어오는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을 합친 것이다.

용인시 면적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처인구 일대에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지역 발전은 물론 세수 확보까지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주변을 연결하는 도로까지 잇따라 개통될 예정이어서 용인이 수도권 남부지역의 교통 요충지로 급부상할 것으로도 기대된다.

이재명 대통령도 용인을 넘어 안성, 평택, 화성, 수원, 이천을 잇는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조성해 연구개발부터 설계·테스트·생산까지 완결형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용인 첨단 반도체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되는 처인구 이동·남사읍 일대 전경. /용인특례시 제공
용인 첨단 반도체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되는 처인구 이동·남사읍 일대 전경. /용인특례시 제공

■ 문제는 산업 인프라… 지역간 갈등 촉발

하지만 숙제는 남아있다. 반도체산업은 제조 공정 전반에 걸쳐 막대한 전력과 물이 핵심 역할을 한다.

클러스터를 원활히 가동하려면 하루 15GW가 필요한데 이는 국내 공급 능력 110GW의 13%를 차지한다. 용수는 오는 2030년대 이후 하루 167만t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용인 자체적으로는 갖출 수 없는 규모다. 결국 다른 지역에서 전력과 용수를 공급받아야 한다.

타 지역에서 생산된 전기를 끌어오기 위해선 ‘고압 송전탑’ 설치가 필요한데 전자파 우려 등으로 반발이 심하다. 안성시는 초고압 송전선로의 지역 통과가 예측되자 공개적으로 비판에 나섰고, 충북 제천·광주광역시 등에선 수도권서 필요한 전기를 왜 지방에서 끌어다 쓰냐는 등 반발하고 있다.

국가산단이 본격 가동시 물 부족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올초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에 따르면 용인 국가산단이 본격 가동될 것으로 예상되는 오는 2030년대부터 하루 25.9만㎥(2035년), 43.7만㎥(2040년), 61.0만㎥(2045년), 76.4만㎥(2050년)의 공업용수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소양강, 충주댐에서 공급되는 수도권 용수의 여유량은 오는 2035년 하루 5만㎥에 불과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환경단체들은 용인 국가산단 내 LNG(액화가스)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량이 국가 탄소중립 목표와 정면 배치된다고 비판한다.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에서 공사가 진행 중이다. /경인일보DB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에서 공사가 진행 중이다. /경인일보DB

■ 시간 걸려도 충분한 의견수렴

글로벌 산업전쟁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고급 인력 확보를 위해 수도권이 적합하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며 확정된 전략적 입지였다.

그러나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 논란은 문재인·윤석열 정부를 거쳐 이재명 정부 때까지 해소되지 못한 채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고 있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선 범여권에서 RE100 및 탄소 중립 전략 이행을 이유로 수도권 중심 사고에서 벗어난 ‘분산형 반도체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용인 지역구 의원들은 “국가의 전략적 이익을 위한 중차대한 사업을 문제 삼는 것은 불필요한 오해를 야기할 수 있다”고 반박하는 등 충돌하기도 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송전설비 등으로 주민·지역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근본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로 주문하고 있다. 독일 등 해외에서도 전력망을 둘러싼 갈등이 발생하고 있지만, 이를 위해 정부는 법적으로 의견 수렴 절차를 5단계로 두는 등 공동의 이해를 추구하는 방향성을 갖고 추진하고 있다.

또한 송전선로에 대한 과세 근거를 마련해 설비가 지나는 지역 등에 재투입하는 방안이나 독일의 초고압 직류 송전망 지중화 같은 획기적 조치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하승수 공익법률센터 농본 대표는 “국가산단을 건설하면서 수도권 이외 지역에는 RE100 산단을 조성하는 것이 모순된다면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용인/오수진·김성규기자 nur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