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례까지 제정하고 모두 가위질

종자 살포·생산 기반 유지 차질

경기도 “재정 여건상 불가피한 조정”

11일 경기도가 공개한 2026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고품질 김 생산 지원’ 예산은 1억3천685만원으로 지난해 1억9천550만원 대비 약 30% 삭감됐다. 사진은 화성시 궁평항 일대 김 양식장에서 어부들이 김을 수확하는 모습. /경인일보DB
11일 경기도가 공개한 2026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고품질 김 생산 지원’ 예산은 1억3천685만원으로 지난해 1억9천550만원 대비 약 30% 삭감됐다. 사진은 화성시 궁평항 일대 김 양식장에서 어부들이 김을 수확하는 모습. /경인일보DB

경기도가 김 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겠다며 조례까지 제정했지만 내년도 예산안에서는 관련 예산이 오히려 삭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례가 본격적으로 시행되기도 전에 예산이 대폭 삭감되면서 ‘첫 삽부터 힘 빠진 조례’라는 비판이 나온다.

11일 도가 공개한 2026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고품질 김 생산 지원’ 예산은 1억3천685만원으로 지난해 1억9천550만원 대비 약 30% 줄었다. 김 생산과 관련된 전후방 산업 지원 예산 모두 삭감됐다. 어업 경쟁력 강화 예산 15%(2억8천253만원), 경기바다 수산신품종 발굴 예산 12%(6천444만원), 해양수산 연구기반 조성 17%(2억6천979만원), 어업인 육성 및 기술보급 19%(1억5천956만원) 등 전반적인 해양수산 관련 예산이 감액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편성은 지난 7월 통과된 ‘경기도 김 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안’의 취지와 배치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당 조례는 김 산업을 경기도 전략 해양산업으로 육성하고자 제정됐으며 종자 개발, 생산 지원, 유통·가공 인프라 구축 등 종합적인 지원 체계를 명시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이번 감액이 단발성 조정이 아니라 장기적인 구조적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예산이 줄면 종자 살포나 생산 기반 유지에 차질이 불가피하고 그 여파는 당장이 아닌 3~4년 뒤 본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경고다.

화성시의 한 어촌계 관계자는 “당장 급하지 않은 항포구 건설 예산은 그대로 두면서 정작 어업인들에게 꼭 필요한 종자·어구 지원 예산은 깎였다”며 “생산 지원뿐 아니라 어촌계 자립을 위한 인건비 지원도 삭감돼 막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는 세수 감소와 재정 여건에 따른 불가피한 조정이었다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관계 부서마다 예산을 최대한 유지하려 노력했으나 예산심의 과정에서 일부 사업은 감액할 수밖에 없었다”며 “다만 김 산업 지원의 일환으로 국비 지원 사업인 ‘김 건조기 교체 지원’ 예산 3억 원을 편성하는 등 경기도는 지속적인 김 산업 지원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