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도 상위권 불구 미시행에 민원

용인시 “대상 많아 되레 예산 부담” 입장

도의회 법적 연령 9~24세 입법예고

조례 통과땐 시비 두배 증가 난색도

용인시 홈페이지에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지원 사업 추진에 대한 민원글이 올라와 있다. / 홈페이지 캡처
용인시 홈페이지에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지원 사업 추진에 대한 민원글이 올라와 있다. / 홈페이지 캡처

경기도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보편지원 사업’에 도내 일부 시·군이 참여하지 않으면서 ‘반쪽짜리’라는 비판(7월31일자 1면 보도)이 나오는 가운데, 재정자립도 상위권인 용인시의 불참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예산 부족해서”… 생리용품 지원 외면한 지자체들

“예산 부족해서”… 생리용품 지원 외면한 지자체들

경기도가 시행 중인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보편지원 사업’에 도내 일부 시·군이 예산 부족을 이유로 참여하지 않아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다. 30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31개 시·군 가운데 성남·용인·수원·고양·파주·부천·남양주시 등 총 7곳이 올해 해당 사업에 불참했다
https://www.kyeongin.com/article/1747791

도내에서 여성 청소년 인구가 가장 많음에도 불구하고 해당사업을 시행하지 않은 탓인데, 역설적으로 용인시는 대상자가 많아 예산 부담이 크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보편지원 사업은 11~18세 여성 청소년에게 보편적으로 생리용품을 지원하는 도 자체 사업이다. 올해 도내 31개 시·군 가운데 성남·용인·수원·고양·파주·부천·남양주시 등 총 7곳이 올해 생리용품 보편지원 사업에 불참했다. 다만 수원시는 내년부터 참여할 예정이다.

이와관련 용인시 홈페이지에는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왜 용인시만 청소년 생리대 지원금 안해주나요’, ‘용인시도 생리대 지원해주시길 요청합니다’ 등 용인이 특례시이고 큰 도시인데 지원이 안되고 있는 이유를 묻는 취지가 주다.

용인시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꼽고 있다. 용인의 경우 사업 대상자가 약 4만8천명에 달해 총 78억원이 필요한데 이중 시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55억원가량으로 부담이 크다는 입장이다. 재정자립도 47.9%로 도내 지자체 중 상위권이지만, 여성 청소년 인구가 도내에서 가장 많다보니 도와 시·군의 분담비율(3대7)로는 예산 확보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재정자립도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시행하지 않는 것에 대한 비판과 민원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사업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예산 현실상 시행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분담비율이 5대5 정도만 돼도 참여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아직은 세수가 충분하지 않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더해 최근 도의회에서 사업 대상을 법적 청소년 연령인 9~24세로 확대하는 내용의 조례안이 발의돼 지난달 말 입법예고를 마친 상태다.

이에 대해서도 시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조례가 통과될 경우 지원 대상이 4만9천명가량 늘어나고 시비 약 109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다만 조례가 통과돼도 각 시·군에 강제할 수는 없다.

도 관계자는 “보조율을 높이는 방안도 논의할 수 있지만 단순히 비율 조정만으로 모든 지역이 사업을 시행하기는 어렵다”며 “장기적이고 다양한 관점에서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지원 대상 확대 조례안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부분은 있지만 논의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도의원은 “경기도와 시·군 모두 보조율 조정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지만 실제 정책 시행 여부는 각 시·군 단체장의 의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용인/오수진기자 nur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