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주거·심리 문제 지속 되지만
법적 정의 한정… 지원 대상 제외
“영아발달까지 다층적 지원 필요”
연구진 ‘최소 24개월’ 확대안 제시
‘민관 통합사례관리팀’ 필요성도
위기임산부가 아이를 안전하게 출산하고 원가정 양육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위기임신 및 보호출산 지원 제도’가 시행된 지 1년여가 지났지만 출산 이후 연속적인 지원은 제자리걸음이다. 특히 법적으로 정의된 ‘위기임산부’ 개념이 출산 후 6개월까지로 한정돼 있어 사례 관리가 장기적으로 이어지지 않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2일 초록우산 경기지역본부가 협성대학교 사회복지학과와 함께 진행한 ‘위기영아와 위기임산부 지원방안 연구 보고서’ 등 연구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 위기임산부들은 임신 인지 지연과 산전 관리 공백· 폭력 피해·주거 불안·정신건강 악화 등 다층적인 요인이 겹친 ‘복합위기’ 속에 놓여 있었다.
해당 연구의 심층면접에 참여한 한 사례자는 “임신 사실을 알았을 때는 막달이었고 불안했다. 서류정리도 명확하게 되지 않고, 4개월, 5개월, 7개월 때는 극단적인 생각마저 했다”고 털어놓았다. 또 다른 사례자도 “집을 구할 수 없어 아기띠를 하고 모텔을 2주 정도 돌아다녔다”며 응급상황에 내몰린 현실을 전했는데, 임산부 때 처한 이들의 위기 상황은 양육자가 되면서도 이어지고 있었다.
연구진은 임신기 위기가 출산 이후 생계·주거·심리정서 문제로 지속되면서 결국 영아의 발달과 안전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연쇄구조라는 점을 강조했다. 성정현 협성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위기임산부의 어려움은 출산 순간에 종료되지 않으며, 산전·산후 관리부터 영아 발달까지 다층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위기임산부의 좁은 법적 정의 역시 문제로 꼽혔다. 현행 ‘위기임신 및 보호출산 지원과 아동 보호에 관한 특별법’은 위기임산부를 임신 중이거나 분만 후 6개월 미만인 여성’으로 규정하고 있어 그 이후에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기존 지원체계는 이런 제도적인 공백을 뒷받침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취약계층 아동을 대상으로 맞춤형 통합 지원을 하는 드림스타트의 경우 지난해 사례 관리 대상자 5만3천585명 중 임산부는 0.3%(138명), 영아(0~2세)는 3.3%(1천742명)에 불과했다. 위기임산부 지역상담기관은 전국 17개에 그쳐 접근성이 낮고 출산 후 6개월까지만 지원 가능해 장기적인 사례관리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이에 연구진들은 ▲위기임산부 법적 정의 확대(출산 후 최소 24개월까지) ▲지역사회 중심 사례관리 전담기구 설치 ▲민관협력 통합사례관리팀 구성 ▲주거지원 기반 밀착사례관리 확대 등을 정책 개선 방안으로 제시했다.
김지혜 협성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위기임산부 및 위기영아 통합사례관리 전담 기구를 지자체 내 구축하고, 민관통합사례관리위원회 등을 통해 사례 연속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짚었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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