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하지 말고 그동안 준비한 대로만….”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이 치러지는 13일 오전 7시. 인천시교육청 제25지구 18시험장인 인천 남동구 인천만수고등학교 정문에는 수험생을 응원하기 위해 모인 학부모와 교사들로 북적였다.
긴장된 표정으로 고사장으로 향하던 학생들은 플래카드를 든 선생님을 보자 밝게 웃으며 “시험 잘 보고 오겠다”고 말했다. 두 번째 수능을 치른다는 이승준(19)군은 “올해는 대학에 가야 할 텐데요”라며 미소 지었다. 그의 손을 잡고 고사장에 향한 삼촌 이재석(52)씨는 “지난해 조카가 수학 과목에서 원하던 점수가 나오지 않아 무척 아쉬워했다”며 “1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공부에 매진하는 조카의 모습을 보고 기특하면서도 안쓰러웠다. 올해는 좋은 성과가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천은 최저기온 10도 최고기온 15도로 ‘수능 한파’ 없는 온화한 날씨가 예보됐지만, 쌀쌀한 아침바람이 불자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손에 핫팩을 쥐여주고 외투를 벗어주었다.
학부모 김계현(53)씨는 “직장에 다니느라 수험생 아들을 잘 챙겨주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해 눈물이 난다”며 “어릴 때 잔병치레도 많아 그저 건강하게만 자라달라고 빌었는데, 이렇게 무럭무럭 커서 자신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아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학부모 김영민(57)씨는 오전 7시 10분께 자녀를 고사장으로 들여보냈지만 시험이 시작하는 8시 40분까지 교문 밖을 지켰다. 김씨는 “혹시나 아들이 급하게 나를 찾아야 할 일이 생길까봐 걱정돼 집에 돌아갈 수가 없다”며 “어제 아들이 푹 자지 못한 것 같아 걱정된다. 실수만 하지 않고 시험을 잘 치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천 연수구에 있는 연수여자고등학교 교문 앞도 수험생들과 교사, 학부모들도 북적거렸다. 친한 언니를 응원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교문 앞에서 플래카드를 들고 기다린 진수현(17)양은 “친한 언니가 수능을 준비하면서 스트레스 받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웠다”며 “언니가 수능을 잘 치르고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수험생들의 얼굴에는 긴장감과 설렘이 가득했다. 수험생 박아연(18·인천고잔고)양은 “떨리기도 하지만 후련한 마음도 동시에 든다”며 “시험이 끝나고 빨리 친구들과 가벼운 마음으로 밥을 먹으러 가고 싶다”고 말했다.
김이현(18·해송고)양은 “공과대학에 진학하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공부해왔다”며 “실수하지 않고 준비한 대로 시험을 치르고 싶다”고 말했다. 김양과 함께 고사장을 찾은 어머니는 “딸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난생 처음 전복밥을 지어 도시락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정말 고생 많았다. 후회가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라”며 딸을 다독였다.
입실한 수험생들에게 뒤늦게 학부모들이 물건을 전해주는 일도 있었다. 연수여고 고사장에 딸을 들여보낸 학부모 함주연(50)씨는 손에 들고 있던 도시락을 딸에게 건네주는 것을 깜박해 고사장 관계자에게 대신 도시락을 전해달라고 부탁했다. 인천만수고 고사장에선 입실 시간이 지난 오전 8시32분께 학부모가 교문으로 달려와 자녀에게 아날로그 시계를 전달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이날 수험생을 응원하기 위해 연수여고를 찾은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그동안 꿈을 향해 열심히 노력하신 수험생분들이 갈고 닦은 실력이 오늘 발휘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026학년도 수능을 보는 전국 수험생은 55만4천여 명이다. 인천에서는 수험생 3만여 명이 63개 고사장에서 시험을 치른다.
/정선아·송윤지기자 s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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