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갯벌놀이·미디어아트… 문예 플랫폼 ‘3색 집들이’
“안산에 이런 곳이 있는 줄 몰랐어요.” 안산 경기창작캠퍼스를 찾은 관람객들은 입을 모아 이렇게 말한다. 어린이를 위한 실내외 놀이공간부터 미술품 애호가를 위한 공공갤러리, 서해 섬의 자연을 담은 미디어아트 전시까지. 아이들과 함께 갈만한 곳을 고민 중이라면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쉼의 공간인 창작캠퍼스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작가들의 레지던시 공간이었던 안산 경기창작센터가 경기도민을 위한 열린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경기창작센터는 경기창작캠퍼스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도민들을 맞고 있다. 연중 상시로 진행하는 미디어아트 전시가 최근 첫선을 보였고, 어린이를 포함한 모든 연령층을 아우르는 체험형 교육 전시 공간 ‘갯벌놀이터’가 15일 문을 연다. 경기창작캠퍼스는 미술품 직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한 공공갤러리까지 선보이며 서해안을 찾는 관광객과 지역 주민, 나아가 도민 모두를 위한 문화예술 플랫폼으로 거듭나고있다.
체험형 교육 전시 갯벌 역동성·생명력 탐험
연말까지 무료 내년 유료로… 2천여권 책방도
■ “온몸으로 즐기는 서해바다”… 갯벌놀이터
형형색색의 끈이 천장부터 바닥까지 그물처럼 엮여있다. 비정형의 그물 사이사이에는 생물 서식지를 연상시키는 볼록 솟아오른 공간과 둥근 구멍이 이어진다. 드넓은 서해바다 갯벌을 형상화한 듯한 이 공간은 15일 문을 여는 갯벌놀이터다.
갯벌놀이터는 선감생활동 1층에 들어선 체험형 교육전시공간이다. 갯벌의 생태적인 요소와 환경적인 특성을 바탕으로 설계됐다. 어린이들은 이곳에서 뛰놀며 갯벌의 역동성과 생명력을 몸으로 탐험할 수 있다. 하루에 총 3번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되며, 회차별로 80여명의 인원 제한을 뒀다. 갯벌놀이터는 연말까지 무료로 운영되며 내년부터 유료로 변경될 예정이다.
2천여권의 책을 갖춘 갯벌책방도 관람객을 맞는다. 갯벌책방은 경기도내 출판사와 지역 주민 등의 기증으로 서가를 채웠다. 야외 공간에는 다양한 색상과 패턴으로 꾸민 야외 놀이터 ‘갯벌마당’이 자리한다. 어린이들은 실내외 공간을 자유로이 오갈 수 있고 보호자들은 주변에 마련된 테이블에서 잠시나마 휴식을 취할 수 있다.
2009~2021년 레지던시 작가 20인 기획전
작품 구매 가능… 창작·발표·유통까지 지원
■ 경기창작캠퍼스 입주 작가를 다시 만나다… 공공갤러리 ‘다시, 집들이’전
공공갤러리의 첫 기획전은 ‘다시, 집들이’를 주제로 한다. 전시에서는 2009년부터 2021년까지 경기창작캠퍼스에 머물며 작업했던 작가 20인의 작품 103점을 선보인다. 한때 이곳에서 예술적인 사유를 함께 나눴던 작가들이 다시 모여 관람객에게 작품을 소개한다는 의미가 전시명에 반영됐다. 교육동 1층에서 만나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관람객이 원하는 작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는 경기문화재단이 지역 작가들의 창작과 발표는 물론 유통까지 지원하고자 만든 공공갤러리의 취지와 맞닿아 있다. 경기문화재단 관계자는 공공갤러리를 운영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경기도에는 한국화랑협회에 등록된 갤러리가 7개소에 불과합니다. 미술품 구매와 거래가 사실상 쉽지 않다는 뜻이죠. 이런 이유로 서울에 한정됐던 미술 직거래 장터를 활성화하고 나아가 작가들의 작품 유통을 지원하기 위해 시작하게 됐습니다. 공공기관에서 미술품 직거래를 돕는 갤러리를 운영하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전시 참여 작가들도 공공갤러리에 거는 기대가 크다. 레지던시는 대개 입주 기간이 끝나면 작가와 교류가 없기 마련인데, 공공기관에서 선뜻 판로를 확대해주겠다고 나선 것이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경기창작캠퍼스 초기 입주자인 최기창 작가는 ‘다시, 집들이’전에 함께한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작품 활동을 했던 이곳에서 다시 전시를 하게 돼 굉장히 반가웠죠. 공공기관에서 갤러리를 운영한다는 점도 인상깊었습니다. 단순히 지역에서 미술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을 넘어 미술시장에 대한 대중의 심리적인 문턱을 낮추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3개 벽면 활용 ‘몰입형’ 미디어전시실 눈길
선감도 자연 계절 변화 입체로… 소파서 감상
■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 ‘소금과, 갯골, 그리고 물의 시간’
교육동 1층에 자리한 미디어전시실에서는 첫번째 전시 ‘소금과, 갯골, 그리고 물의 시간’이 열리고 있다. 경기창작캠퍼스가 위치한 안산 대부도와 선감도의 자연을 주제로 시간대별로 변화하는 계절을 담아낸다. 세개의 벽면을 활용한 대형 미디어아트 앞에는 1인용 소파가 놓여있어 관람객들이 영상에 몰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이곳에 앉아 시시각각 변하는 대부도와 선감도의 자연, 그속의 생명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흔히 ‘서해 섬’하면 떠올리는 푸른 이미지 너머의 다층적이고 생생한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소금기를 머금고 대지를 붉게 물들이는 염생식물 군락과 촉촉한 갈색빛의 갯벌, 구불구불한 갯골까지. 대부도와 선감도가 간직한 고유한 장면이 오래도록 관람객의 마음에 스며든다.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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