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부 직격 강경 발언
김성환 장관에 “무책임” 맹비난
시행규칙 변경엔 ‘4자 합의 파기’
“서울·경기 불편해도 대응책 있다”
유정복 인천시장이 최근 정부가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조치를 미루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해 “유예는 있을 수 없다”며 배수진을 쳤다. 또 ‘유예’를 언급한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에 대해 “무책임하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13일 인천시청 기자실에서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 “최근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을 만났다. 그리고 명확하게 이야기했다. ‘직매립 금지’에 대한 유예 조치는 없다고 분명히 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유 시장은 “(직매립 금지 조치는) 법대로 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기후부는 책임을 다해야 하는 것”이라며 “지금은 (유예 조치 등) 그런 것을 이야기할 단계가 아니다. 우리에게는 분명히 직매립 금지 유예는 없다”고 했다.
이날 유 시장이 이야기한 법은 ‘폐기물관리법시행규칙’이다. ‘소각이나 재활용 과정을 거친 협잡물·잔재물’만을 매립해야 한다는 직매립 금지 조치에 대한 내용은 법 시행규칙 ‘별표5’에, ‘2026년 1월1일’이라는 시행일은 ‘부칙 1조’에 담겨있다.
유 시장의 입장이 단호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 시행규칙이 ‘4자합의’를 근거로 하고 있기 때문일 것으로 해석된다. 통상적으로 시행규칙 제정과 변경 등에 관한 권한은 장관에게 있다. 이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도 장관이 마음먹기에 따라 소정의 절차를 거쳐 변경이 가능하다. 하지만 인천시가 반대하고 있는 시행규칙 변경을 통한 ‘직매립 금지 유예’는 불가능하다. 만약 장관이 자신의 권리를 행사해 시행규칙을 변경하는 순간 ‘4자합의’는 파기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부가 스스로 ‘4자합의’를 파기한 이후에 벌어질 후폭풍은 가늠하기 힘들다. 2015년 6월28일 인천시·환경부(현 기후부)장관·서울시장·경기도지사가 맺은 ‘4자협의체 최종 합의문’에 명시된 ‘수도권 폐기물의 안정적·효율적 처리를 위한 이행사항’에는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와 ‘직매립 제로화’ 등에 대한 내용이 이행사항으로 명시돼 있다. 직매립 금지를 강제한 2021년 시행규칙 개정도 이에 대한 후속 조치 중 하나다.
유 시장은 “직매립 금지를 유예하려면 시행규칙을 개정해야 한다. 이는 4자 협의체에서 의결이 돼야 한다”며 “인천시는 수용하지 않는다는 명확한 입장”이라고 했다.
유 시장은 “당장 1월1일부터 시작되는 것(직매립 금지)을 아무런 얘기가 없다가, 두어 달 남겨두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무책임한 일이 세상에 어디 있겠느냐”면서 “논리로 보아도, 규정으로 보아도, 인천시장으로서의 지역 정서를 고려한다 해도 저는 합당한 얘기를 한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와 경기도가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불편함이 있을 뿐, 서울시나 경기도도 소각 처리가 안 된다는 게 아니다. 민간 시설을 이용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야 하는 등의 대응책이 있다”며 “두 달 남긴 상황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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