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여성 2명 숨지고 18명 부상
인도 차량 출입 막는 구조물 부재
지자체가 시장 내부 통행도 허용
2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부천 전통시장 트럭 돌진 사고는 우연히 발생한 사고라기보다 안전 불감증이 빚어낸 참사라는데 무게추가 쏠린다.
상인 등 수십명의 사상자를 낸 부천 전통시장 트럭 돌진 사고 현장엔 시민들의 안전을 위한 시설물은 전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대형사고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안전 시설물만 설치돼 있었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13일 부천시 등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오정구 원종동 제일시장 출입구에는 볼라드가 설치되지 않았다. 볼라드는 인도 등에 차량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설치하는 구조물이다.
또한 해당 시장 내부의 차량 통행도 지자체가 허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부천시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조례’를 보면, 화재발생 등 유사시 긴급차량 등의 통행에 지장이 없도록 폭 4m 이상을 확보하라고 명시돼 있는데, 지자체는 해당 규정을 바탕으로 차량 통제를 막을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사고가 발생한 제일시장은 차량 한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로 비좁은 통로였다. 전통시장 특성상 사람들의 통행이 많고, 물건을 판매하는 상인들의 이동도 잦은 환경이지만 중량이 큰 1t 트럭의 진입이 방치되고 있었다.
부천시 관계자는 “차량 통행이 가능한 도로다. 조례에 따라 차량 통행을 막을 조항은 없다 보니, (볼라드 등) 차량을 통제할 방법이 어렵다”며 “관련 조례가 있는 다른 지자체들도 동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좁은 시장 내에 해당 트럭의 통행이 잦고 20년 이상 이어졌다는 목격자들의 증언도 나왔다.
시장에 자주 방문한다는 이모(67)씨는 “평소 가게 사장님이 오전 9시 전에 트럭으로 물건을 내린다. 오늘은 물 때가 좀 늦었다고 들었다”며 “20년 넘게 장사하면서 (자주) 가게 앞에 트럭을 대고 물건을 내렸다. 통상 후진해서 가게 뒤쪽에 트럭을 주차해놓은 걸 봤다”고 말했다.
시장 내 수산물 가게를 운영하는 박모(60대)씨는 “보통 시장 내 차량은 오전 9시 전 상인들이 물건 내리기 위해 드나든다. 이날은 김장철이라 평일 아침임에도 사람이 많았다”며 “가게 입구에 서 있다가 쾅 소리가 나서 밖에 나와 보니 생선 들어 있는 냉장고 유리가 깨지고 골목에 사람 10여명이 쓰러져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10시 55분께 발생한 제일시장 사고는 오후 6시 기준 70대 여성 2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쳤다.
/고건·김연태·마주영기자 gogosi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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