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영종도에 14일 마련된 ‘메르세데스-벤츠 미래 전략 컨퍼런스’ 행사장에서 청라 아파트 피해대책위원회 입주민들이 벤츠 차량에 달걀과 밀가루를 던지고 있다. 2025.11.14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 영종도에 14일 마련된 ‘메르세데스-벤츠 미래 전략 컨퍼런스’ 행사장에서 청라 아파트 피해대책위원회 입주민들이 벤츠 차량에 달걀과 밀가루를 던지고 있다. 2025.11.14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벤츠 아웃(OUT)!!!”

벤츠 승용차 차량이 달걀과 밀가루로 뒤덮여 새하얗게 변했다. 지난해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로 피해를 본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 한 아파트 주민들이 피해 보상을 요구하며 차량에 울분을 토한 것이다.

인천 중구 영종도에서 14일 진행된 ‘메르세데스-벤츠 미래 전략 컨퍼런스’ 행사장에 이 아파트 입주민 40여명이 모였다. 벤츠는 이날 내년 국내 출시가 예정된 주요 신차 약 10종을 전시했다. 이 행사장에는 지난 13일 방한한 칼레니우스 벤츠 회장이 방문한다는 소식도 있었다.

아파트 입주민들은 이 행사에 맞춰 인근에 ‘카메라 앞에서는 명품, 피해자 앞에서는 불량품’, ‘책임회피 말고 피해 보상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입주민들은 지난해 8월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로 차량이 그을리거나 전소 피해를 입었다. 당시 화재로 주차된 차량 140여대가 전소되거나 그을렸다. 다수 가구에 수도와 전력 공급이 끊겨 주민들은 임시 거주시설에 머무르는 등 큰 불편을 겪기도 했다.

벤츠코리아는 지난해 9월 차량이 파손된 주민들을 위해 차량 131대를 1년간 무상 지원하고, 주민들과 피해 보상을 위한 논의를 이어갔다. 벤츠 측은 우선 인도적 지원 차원에서 아파트 피해 복구와 주민 생활 정상화 등을 위해 쓰겠다며 300만유로(약 44억원)를 ‘아이들과미래재단’ 측에 기탁했다. 입주자대표회의는 온수기 임차, 숙박비, 누수 탐지 검사, 폐기물 처리, 화재감지기 설치 등에 지원금 일부를 사용했다.

인천 영종도에 14일 마련된 ‘메르세데스-벤츠 미래 전략 컨퍼런스’ 행사장에서 청라 아파트 피해대책위원회 입주민들이 ‘벤츠 아웃’을 외치고 있다. 2025.11.14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 영종도에 14일 마련된 ‘메르세데스-벤츠 미래 전략 컨퍼런스’ 행사장에서 청라 아파트 피해대책위원회 입주민들이 ‘벤츠 아웃’을 외치고 있다. 2025.11.14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이후 경찰이 정확한 화재 원인을 규명하지 못하고 수사를 마무리하면서 피해 보상을 위한 협의는 차일피일 미뤄졌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차량의 배터리 팩 하부가 외부 충격 등에 훼손됐을 가능성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 그러다 벤츠가 지원한 차량의 반납일이 다가오자 이번 컨퍼런스에 맞춰 시위를 진행한 것이다.

최운곤 청라 아파트 피해대책위원장은 “벤츠가 제공한 차량은 오는 12월이면 대부분 지원이 종료된다”며 “까맣게 탄 지하주차장은 1년간 공사 끝에 두 달 전에야 겨우 복구됐고, 놀이터 등 부대시설은 여전히 공사 중이거나 복구되지 않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주민들이 원하는 건 특별한 보상이 아니라, 피해를 입은 만큼만 벤츠에서 성의를 보이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민들은 피해 보상을 위한 소송 등도 검토했지만, 대형 로펌을 선임한 벤츠코리아를 상대로 법적 공방을 벌이기는 부담스러워 협의를 통한 보상을 바라고 있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주민 대표 등과 긴밀하게 소통하며 보상과 관련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주민들이 주신 의견을 바탕으로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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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kyeongin.com/article/1722807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