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경제 버팀목 ‘자동차 산업’이 흔들린다
GM ‘철수설’ 재점화, 부품업계는 ‘원자재난’
인천 지역 산업 생태계에서 ‘자동차’는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요소입니다. 인천은 부평구에 공장을 두고 있는 대기업인 한국지엠을 중심으로 수많은 자동차부품 협력업체가 밀집해있습니다. 인천 경제 성장의 주요 기반인 전통 제조업은 자동차부품 업체를 중심으로 이뤄져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최근 인천의 자동차 업계에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습니다. 한국지엠과 자동차부품 업체 전반에 악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 다시 떠오른 자산매각 방침… 한국지엠 노사 갈등 격화
올해 9월 2025년 임금 및 단체 협상에서 노사가 합의를 이루며 평온을 찾은 듯 했던 한국지엠 노사가 다시 갈등의 소용돌이에 휘말렸습니다. 한국지엠 노사는 올해 임단협 합의 이후 고용안정특별위원회 산하에 직영 서비스센터 활성화 TF팀을 구성하고, 인천시 등 지역사회와 지속가능성 방안을 모색하기로 하는 등 긍정적인 만남을 이어왔습니다.
한국지엠 사측은 지난 5월 국내 직영 정비사업소(서비스센터) 9개와 부평공장 일부 시설을 매각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이후 임단협이 끝날 때까지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밝힌 적이 없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직영 서비스센터 활성화 TF팀이 구성되면서 사측이 직영 정비사업소 매각 방침을 철회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로버트 트림 한국지엠 부사장이 지난 7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에 ‘한국 직영 서비스센터를 내년 2월15일자로 모두 폐쇄하라는 본사 방침’을 통보하면서 노사간 갈등이 다시 시작됐습니다. 국내 직영 서비스센터의 구체적인 매각 시기가 확정된 건 이번이 처음인데요. 노조 측은 “갑자기 서비스센터 폐쇄 일자까지 확정해 통보한 것은 노사간 합의를 명백히 파기한 행위”라며 강력한 투쟁을 예고했고요.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 전환도 앞두고 있습니다.
한국지엠 사측의 자산매각이 현실화하며 지역 경제계에서는 한국지엠의 ‘철수설’도 다시 거론되고 있습니다. 한국지엠 부평공장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국회의원에 따르면 헥터 비자레알 한국지엠 사장은 면담 자리에서 이번 직영 서비스센터 폐쇄 조치는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조치로 인한 자구책 수단일 뿐, 해고나 구조조정 성격은 아니라면서 철수설에 대해선 선을 그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구리값 상승에 직격타 맞고 있는 자동차 부품 업계
한국지엠이 흔들리는 상황 만으로도 인천 자동차 부품업계에는 큰 시련일 텐데요. 원재료인 ‘구리’가 자동차 부품업계에 걱정을 더하고 있습니다.
14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전날 구리 현물 가격은 1t당 1만942달러(약 1천597만원)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구리 가격은 지난 9월 25일 1만312달러(약 1천505만원)를 기록한 이후 한 달 넘게 1만달러를 넘기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구리를 주 원료로 하는 인천지역 제조업체, 그 중에도 자동차 부품 업계에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구리는 전기와 열을 전도하는 성격을 갖고 있어 가전과 전자기기, 내연기관차 등의 핵심 원자재로 쓰입니다. 구리값이 오르면 제품을 팔고 남는 마진율은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최근 구리를 생산하는 세계 주요국에서 기상 재해와 사고가 잇따르면서 구리 채굴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공급이 불안정해지고 있는 상황인 거죠. 이와는 반대로 인공지능(AI), 전기차 등 구리 소재가 많이 사용되는 산업이 활성화하면서 구리 수요는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공급은 줄고 수요는 늘어나면서 구리값은 계속 상승 추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인천지역 자동차 부품 업계 현장에서는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2~3차 협력업체의 경우 인상된 구리가격을 반영해 자동차 부품 제품의 단가를 높이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가격을 올리면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죠. 심지어는 단가를 맞추지 못해 수주받은 물량을 포기(반납)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고 합니다.
인천지역 자동차 업계 전반에 찾아온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선 지자체인 인천시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요. 인천의 자동차 산업,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요?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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