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철도서 ‘궤도’로 갈아타… 출퇴근 시간대 운행 요구도

 

차세대 기술로 국가 최우선 과제

누적 적자 수도권 첫 폐선 불명예

당초 운행 103→24회로 줄어들어

중구 “증차·대체 교통수단 마련을”

용유역을 출발한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에 탑승한 승객들이 공항 풍경을 살펴보고 있다. 2025.11.16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용유역을 출발한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에 탑승한 승객들이 공항 풍경을 살펴보고 있다. 2025.11.16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016년 개통한 인천국제공항 자기부상열차는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상업 운영을 시작한 중저속, 도시형 자기부상열차였다. 개통 당시에는 인천공항과 그 주변지역을 잇는 주요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으며, 관련 기술을 해외에도 수출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애초 기대치보다 이용객 수가 많지 않았고, 누적된 적자로 2022년 운행을 중단하면서 수도권에서 처음으로 폐선된 도시철도 노선이라는 불명예만 안게 됐다.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는 도시철도 역할을 했던 과거와 달리 관광용 열차로 기능을 바꿔 선로 위를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관광뿐 아니라 교통 수단 역할을 하려면 운행 횟수를 늘리는 등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도시철도(대중교통)에서 관광용으로

자기부상열차는 전자석으로 차량이 궤도 위를 8㎜가량 뜬 상태로 주행하는 열차다. 기존 전동차보다 주행 성능이 뛰어나고 쇳가루 같은 분진 발생이 없어 친환경적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았다.

한국형 자기부상열차는 2004년 대형 국가연구개발 실용화사업의 최우선 과제로 선정되며 추진됐다. 이후 2007년 인천공항 일대가 자기부상열차 시범사업 대상으로 선정됐다.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가 지어지기 전만 해도 영종도 일대엔 각종 대형 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었다. 이 영향으로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는 개통 직후 하루 평균 2만494명이 이용할 것이라는 예측치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밀라노디자인시티, 에잇시티 등 각종 개발사업은 무산됐다.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가 운행을 시작한 첫해인 2016년, 하루 평균 이용객은 2천479명(12%)에 그쳤다. 2020년에는 코로나19가 시작되며 인천공항공사는 운행 횟수를 단축했고, 2021년 하루 평균 이용객은 325명에 불과한 지경에 이르렀다.

인천공항공사는 결국 유지비 절감을 이유로 들며 2022년 자기부상열차의 운영을 중단하고, 관광 등의 목적으로 사용되는 궤도시설로 전환하기 위한 절차를 추진했다. 도시철도법에 따라 대중교통으로 역할을 할 경우 승객의 수와 상관없이 정해진 시간표대로 운행을 해야 한다. 연중무휴를 지켜야 해 근로자들 역시 24시간 교대제로 운영해야 한다. 그러나 궤도시설로 전환하면 인천공항공사가 탄력적으로 운영 시간과 횟수를 조절할 수 있다. 24시간 교대제 대신 낮에만 운영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중정비 기간도 3년에서 4년으로 늘어나 유지관리비 절감이 가능하다는 게 인천공항공사 설명이다.

■ 운행시간·횟수 줄이며 발생한 출퇴근 시간대 논쟁

용유역을 출발한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에 탑승한 승객들이 풍경을 살펴보고 있다. 2025.11.16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용유역을 출발한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에 탑승한 승객들이 풍경을 살펴보고 있다. 2025.11.16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공항공사는 관광용으로 전환된 자기부상열차의 운영 시간과 횟수를 크게 줄였다.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는 당초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8시30분까지, 15분 간격으로 103회 운행됐다. 인천공항공사는 재개통 이후 운행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40분까지로 줄이고, 운행 간격은 35분으로 늘려 24회만 운영하고 있다.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의 운영 시간·횟수가 대폭 줄어들면서 인천 중구에서는 자기부상열차를 출퇴근 시간대에도 운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천 중구의회 손은비(국·비례) 구의원은 지난달 30일 열린 제328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주민이 필요로 하는 월요일과 출퇴근 시간대에는 운행이 보장되지 않는다”며 “교통 시설이 충분하지 않은 용유지역에 관광객만을 위한 열차는 있어도 주민을 위한 열차가 없는 현실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 중구청도 인천공항공사에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를 출퇴근 시간대에도 운행하거나, 이를 대체하기 위한 교통수단을 확보할 것을 요구한 상태다. 인천 중구청 관계자는 “도시철도일 땐 출퇴근 시간대 운영을 강제할 수 있는 사항이 있었지만, 관광용으로 전환되면서 출퇴근 시간대 의무가 사라졌다”며 “분기별 이용 수요에 따라 인천공항공사에 자기부상열차 증차나 대체 교통수단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