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임대차보호법·특별법 개정안 국회 토론회

법적 사각지대… 새로운 피해자는 계속 나와

정부·국회서 회복 방안과 예방책 마련 요구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 대책위원회 회원들이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미추홀구 전세사기 속칭 ‘건축왕’ 남헌기씨에 대한 대법원 선고 결과에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경인일보DB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 대책위원회 회원들이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미추홀구 전세사기 속칭 ‘건축왕’ 남헌기씨에 대한 대법원 선고 결과에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경인일보DB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구성한 대책위원회가 활동한 지 꼭 3년이 지났다. 이들 중에는 전세사기 특별법으로 피해 회복이 일부 이뤄졌거나 경매를 통해 보증금 일부를 돌려받은 피해자들도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대책위가 정부와 국회 등을 향해 “전세사기 피해 회복 방안과 예방책을 마련하라”고 외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이하 대책위)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주택임대차보호법과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 토론회’에 참석했다. 피해자들은 토론회에 참석해 국토교통부 관계자, 시민단체, 법률가 등과 전세사기 예방과 피해 회복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 2022년 여름 인천 미추홀구에서 대규모 전세사기 사건이 불거졌다. 피해자들은 그해 11월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회’를 구성했고, 이후 전국 피해자들과 연대해 지금의 대책위를 만들었다.

우여곡절 끝에 이듬해 6월 피해자 구제 방안이 담긴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됐다. 전세가기 특별법 시행 이후 피해자들은 경·공매 유예, 경매 우선매수권 부여,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피해 건물 공공매입 등으로 임대인에게 떼인 전세보증금의 일부라도 변제받고 있다. 이 법은 올해 5월 만료를 앞두고 오는 2027년까지 연장됐다.

이처럼 피해 회복이 차츰 이뤄지고 있지만, 대책위는 여전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토론회뿐만 아니라 지난달에는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면담도 가졌고, 국회 앞에서 피해 구제·예방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도 열었다.

사진은 안상미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 위원장이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미추홀구 전세사기 속칭 ‘건축왕’ 남헌기씨에 대한 대법원 선고 결과에 관련해 기자회견을 마치고 주져 앉고 있다. /경인일보DB
사진은 안상미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 위원장이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미추홀구 전세사기 속칭 ‘건축왕’ 남헌기씨에 대한 대법원 선고 결과에 관련해 기자회견을 마치고 주져 앉고 있다. /경인일보DB

국토교통부는 전세사기피해자지원위원회를 개최해 1천49건을 심의, 503건을 신규 전세사기 피해로 인정했다고 이달 4일 발표했다. 국토부가 인정한 피해 건수는 전세사기 특별법 시행 이후 총 3만4천481건에 이른다. 대규모 전세사기 사건으로 절망한 피해자들이 잇따라 세상을 등지자 여러 대책이 나왔지만, 매달 새로운 피해자가 계속 나오는 것이다.

게다가 연장된 전세사기 특별법은 올해 5월 31일 이전에 임대차계약을 최초로 체결한 임차인에게만 적용할 수 있어 그 이후 체결된 계약은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한다.

대책위가 정부와 국회에 거듭 전세사기 피해 회복 방안과 예방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하는 이유다.

안상미 대책위 위원장은 “현 정부가 들어서고 국정과제로 전세사기 피해자 보호를 천명했지만, 적극적으로 피해 회복에 나서지는 않고 있다”며 “집값이 오르고, 전세가율이 오르면 분명 대규모 전세사기 피해가 또 발생할 것이다. 피해자가 더는 생기지 않도록 계속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사회민주당 한창민 국회의원(비례)은 최근 대책위와 함께 검토한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이 개정안에는 올해 5월 이전 체결된 임대차계약만 보호한다는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한 의원은 “피해자들의 요구가 담긴 개정안은 지난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윤석열 정부의 거부권 행사로 시행되지 못했다”며 “국회가 개정안을 다시 의결하고, 정부가 신속히 화답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