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했지만 일자리 ‘막막’
일제강점기 강제이주 러시아 동포
2세대까지 영주 귀국 문 열렸지만
언어장벽부터 막혀 생계활동 지장
1990년대 이래 한국으로 돌아온 러시아 사할린 동포는 5천600여명에 이른다. 그간 사망 및 역귀국한 2천여명을 제외한 3천300여명이 여전히 한국 땅에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 중 절반 이상이 경기도를 터전으로 삼고 있어, 사할린 귀국 동포의 문제는 곧 경기도의 문제다. 사할린 동포는 빈곤에 시달린다. 귀국은 했으나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못한 사할린 동포의 형편은 2세대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의 현실과 문제 해결의 대안을 모두 3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일제강점기, 일제에 의해 강제 이주된 러시아 사할린 동포의 귀국이 시작된 건 1992년, 사할린 이주 당사자뿐 아니라 동반가족인 2세대까지 영주 귀국할 수 있게 된 건 지난 2021년의 일이다.
강제이주라는 아픈 경험을 한 사할린 동포 1세대와 이들의 자손인 2세대는 고령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일제강점기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1세대는 초고령으로 진입했고, 2세대 역시 뒤따라 고령화된 상황에서 이들 대부분이 기초수급자로 전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이들의 ‘가난’이 3세대까지 이어져 결국 영주 귀국 사할린 동포가 경제적 자립을 이루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올해 6월 30일 기준으로 총 5천608명이 영주 귀국 사업을 통해 한국으로 왔고, 생존자는 3천355명이다. 특히 생존자 중 경기도에 전국 최대인 1천748명이 거주한다. 사할린 동포 영주 귀국 사업은 영주 귀국 신청을 받아 재외동포청의 심사 등을 거쳐 최종 영주 귀국자로 선정되는 방식이다.
올해도 총 234명이 선정돼 한국으로 올 예정이라 영주 귀국 사할린 동포 2세대의 수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더욱이 지난해 사할린 동포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개정돼 영주귀국이 가능한 동반가족의 범위가 ‘사할린 동포의 배우자, 자녀 및 그 배우자’로 확대돼 2세대들의 영주 귀국 문이 넓어졌다.
영주 귀국 사업을 통해 한국으로 온 사할린 동포 2세대의 경우 영주 귀국 후 국적을 취득하기 전까지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에 따른 수급자로 지정돼 최대 3년까지 급여를 받는다. 문제는 3년이 지난 뒤 경제적 자립이 힘들다는 점이다.
이들은 한국 사회 적응과 한국어 습득 등 다양한 방면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국가의 경제적 지원이 끊긴 뒤엔 경제적 자립을 이루지 못하고 결국 기초수급자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안산 고향마을의 동포들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대체로 직장을 갖거나 사업체를 꾸리지 못하고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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