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했지만 일자리 ‘막막’
동포 2세 308명 중 근로소득 15명뿐
대부분 고령에 무직자 ‘지원 기대’
국가 정착도움에도 관련교육 없어
“기초수급자 생계비만으론 어려워”
지난 2020년 사할린 동포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돼 2021년 시행되면서 사할린 2세가 부모가 태어난 고국으로 돌아올 길이 열렸다.
사할린 동포 1세대와 2세대는 다른 점이 있다. 조선 땅에서 태어나 강제 이주된 1세대는 한국 경험이 있지만 2세대는 대부분 러시아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경제 활동을 이어온 세대다. 민족정서는 공유하지만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지 못하고 이런 언어적 장벽은 한국사회 적응이 어려운 상황으로 이어진다.
안산시는 영주 귀국 사할린 동포들이 집단으로 거주하는 안산 고향마을 2세대 308명 중 15명이 근로소득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고향마을 거주 2세대 중 4.9% 정도만 일을 하는 셈이다. 이들이 대체로 청년시절이 지나 귀국해 고령이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근로소득자 비율이 극히 낮을 뿐 아니라 대체로 귀국 후 직업을 한 번도 가지지 않은 사람이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지난 13일 영주 귀국 사할린 동포들이 모여 사는 안산 고향마을에는 많은 영주 귀국 2세대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지만, 한국어로 질문하자 알아듣지 못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날 이곳에서 만난 한 사할린 동포 A씨는 “2세대 중에는 50대도 있고 60대도 있어 (나이대가) 다양하다”며 “이들이 일을 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는 “(예전에 사할린에는) 조선학교가 있었기 때문에 1세대들은 한국어를 어느 정도 할 수 있지만, 2세대들은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국어 구사 능력이 떨어지다보니 대개 국가 지원에 기댈 수밖에 없다. 국가 지원 역시 정착 지원한다곤 하지만 직업을 찾을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사할린 동포의 귀국 절차는 적십자사나 재외공관에서 신청을 받아 대상자를 선정하고 영주귀국이 이뤄지는 방식이다. 사후관리도 이뤄지는데 건강검진, 국내 거소신청 지원, 국적판정 신청·취득 지원 등이 주를 이룬다. 재정에 대해선 지자체와 연계해 복지급여 신청도 이뤄지는데, 스스로 돈을 벌고 직업을 갖출 수 있는 교육 관련 지원은 없다.
이 때문에 기존 지원 정책을 넘어 이들이 일자리를 가지고 경제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수준의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안산 신길동에서 만난 사할린 동포 2세대 B씨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돼 생계 비용을 지원받고 있지만, 아이들이 있기 때문에 그 돈만으로는 어려움이 있다”며 “아직 저와 남편 모두 일을 하고 있지 않는데 남편은 60대가 넘어 많은 나이 때문에 일자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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