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만에 걷어낸 물길… 시민이 누린다

 

1.5㎞ 구간 콘크리트 제거 완료

워터스크린·생태계 탐방로 설치

열섬·침수 등 자연재해 예방 효과

18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굴포천 생태하천복원사업 1단계 구간(부평1동행정복지센터~부평구청)이 90% 공정률을 보이며 생태하천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2025.11.18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18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굴포천 생태하천복원사업 1단계 구간(부평1동행정복지센터~부평구청)이 90% 공정률을 보이며 생태하천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2025.11.18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은 한남정맥을 발원지로 하는 2개의 국가하천과 30개의 지방하천, 113개의 소하천이 있다. 그러나 도시 개발과정에서 하천을 덮고 도로와 주거지로 만들면서 시민이 이용하는 친수공간은 많지 않다. 기후변화로 도심 하천의 중요성이 커진 가운데 물길이 막힌 인천의 하천을 되살리고,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만들 방안을 모색해본다.

부평1동행정복지센터에서 부평구청 인근까지 하천을 복원하는 ‘굴포천 생태하천복원사업’이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굴포천 물길 1.5㎞ 구간이 콘크리트에 덮인 지 30여년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부평구는 다음달 굴포하수처리장에서 유지용수를 끌어와 하루 4만t(최대 7만5천t)의 유지용수를 확보할 계획이다.

굴포천 복원 구간 수변에 야간경관시설을 설치하는 ‘굴포천 은하수길 조성사업’도 내달 마무리된다. 부평구는 하천을 건널 수 있는 교량을 설치해 시민 편의를 더했다. 하천 수량을 활용한 워터스크린, 생태계 탐방로와 문화 광장 등도 함께 조성된다. 굴포천이 인천의 대표적 친수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혜자 인천하천살리기추진단 사무국장은 “하천은 도시에서 유일하게 많은 시민들이 모여 즐길 수 있는 곳”이라며 “생태계 복원이라는 최우선의 목표만이 전부가 아니라, 시민들이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하천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염하천에서 멸종위기종 서식지로… 굴포천의 ‘20년 후’는

경인일보 1996년 6월 5일 16면. 부평구 일대를 거쳐 한강으로 흐르는 굴포천의 수질오염이 극심한 것으로 조사됐다는 기사가 보인다. /경인일보 아카이브
경인일보 1996년 6월 5일 16면. 부평구 일대를 거쳐 한강으로 흐르는 굴포천의 수질오염이 극심한 것으로 조사됐다는 기사가 보인다. /경인일보 아카이브

굴포천은 인천 부평구에서 시작해 계양 아라뱃길과 한강 유역까지 흐르는 하천으로 2016년 국가하천으로 승격됐다. 이 중 부평구청 인근~굴포천역 약 6㎞ 구간은 2008년 10월 하천정비기본계획에 따라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됐다. 오폐수가 유입됐던 하천 바닥에 하수관을 매설하고, 수변에 습생식물을 심어 수질 개선을 이룬 사업이다.

자연형 하천이 조성된 지 17년이 흘렀다. 현재 조성 구간에는 멸종위기종 2급 맹꽁이, 천연기념물 황조롱이를 비롯한 수십 종의 동물이 관찰된다. 흰뼘검둥오리, 쇠백로, 왜가리, 물총새 등도 굴포천의 주요 서식종 중 하나다. 개선된 수질에 잉어, 참붕어 치어 등 어류가 늘어나기 시작한 덕분이다.

준공을 앞둔 굴포천 복원사업 구간 역시 생태하천 모습을 되살려 생태계를 복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천 단면이 수직으로 깎이는 ‘직벽 구조’ 대신 자연하천과 유사한 모양인 ‘경사면 구조’를 택한 것도 이러한 이유다.

부평구청 도시재생과 관계자는 “하천 단면이 경사면으로 조성되면 해당 부분에 더 많은 식생이 자리잡으며 양서류와 조류 등의 서식처가 확보된다”며 “이번 사업으로 자연의 물길을 도심 쪽으로 끌어오면, 20년 후 굴포천이 자리를 잡은 시기에는 더 다양한 생태계가 꾸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18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굴포천 생태하천복원사업 1단계 구간(부평1동행정복지센터~부평구청)이 90% 공정률을 보이며 생태하천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2025.11.18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18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굴포천 생태하천복원사업 1단계 구간(부평1동행정복지센터~부평구청)이 90% 공정률을 보이며 생태하천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2025.11.18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도심 속 친수공간 하천, 여름철 도시 온도도 낮춘다

복원을 앞둔 굴포천 생태하천은 부평구 도심에 위치하고 있다. 도심 속 하천은 물길을 따라 바람을 만들어 인근 지역의 기온을 낮춘다. 도시 지역에서 발생하는 ‘열섬현상(도시의 기온이 주변 지역보다 높은 현상)’을 완화하는 효과다.

하천에서는 물과 지면의 온도 차로 인해 바람이 형성된다. 낮에는 달궈진 지면 쪽으로 하천의 차가운 공기가 이동하고, 밤에는 지면이 식으며 공기의 흐름이 반대로 생기는 원리다.

도심 하천은 침수 등 자연재해를 예방하는 기능도 갖고 있다. 복개된 하천을 열어 빗물 등이 흐를 수 있는 공간을 키우기 때문이다. 장정구 기후생명정책연구원 대표는 “물길을 만드는 하천 복원은 바람길을 트고 물그릇을 키운다는 의미”라며 “기후위기 시대 폭염과 침수 등 재해 예방을 위한 용도로서 하천 복원은 주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송윤지기자 ss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