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K-바이오, 혁신에 속도를 더하다’ 토론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인천을 ‘바이오 산업의 성지’라 칭하며 ‘K-바이오 의약, 글로벌 5대 강국 도약’ 비전을 선포했다.
인천은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을 필두로 SK, 롯데 등 ‘바이오 빅4’가 집결하고 있는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기지이며 연세대, 겐트대 등 대학과 오는 2028년 개관 예정인 K-바이오 랩허브로 대표되는 견고한 연구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
나아가 인천은 인천국제공항의 ‘콜드체인 물류’ 인프라와 191.5%에 달하는 전력 자급률을 보유해 바이오 산업의 핵심역량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인천의 바이오 혁신 시계는 기대만큼 빠르지 않다. 그 원인을 헨리 에츠코위츠 등이 주창한 혁신의 트리플 헬릭스 이론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이론에선 진정한 혁신은 ‘산업·대학·정부’라는 세 주체의 상호작용에서 폭발한다고 한다.
그러나 인천에는 결정적으로 정부라는 나선이 빠져있다. K-바이오의 혁신을 가속화해야 할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이 단 한 곳도 없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질병관리청,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 신약 연구·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규제 및 지원 기관은 150㎞ 떨어진 충북 오송에 집결해 있다.
정책 결정기관과 산업현장이 물리적으로 분리돼있으면 규제 개선과 정책 소통은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규제 샌드박스 운영의 신속성 확보, 임상시험 승인 과정의 효율화, 실시간 정책 피드백 체계 구축 등을 위해 정부와 기업, 대학간의 물리적 거리를 줄여 보이지 않는 비용을 없애야 한다.
이를 위해 인천시의 적극적인 기관 유치 노력과 중앙정부의 과감한 기관 이전 또는 신설 결단이 필요하다. K-바이오 성지 인천에 ‘정부’라는 마지막 퍼즐이 맞춰질 때, 대한민국 바이오 산업의 진정한 혁신을 이룰 수 있다.
/이영규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석사과정
<※외부인사의 글은 경인일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경인일보 Copyright ⓒ 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