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발전 전략 ‘수도권공화국’ 명명
분석 찾기 힘들고 ‘장애물’로 인식
비수도권 GRDP ‘50% 플러스’로
강화·옹진은 어떤 지역보다 낙후
정부가 추진하는 ‘5극3특’ 국가 균형성장정책 속에는 수도권, 즉 인천을 위한 그림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수도권은 나머지 ‘4극3특’이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사실상 ‘수도권 소외 정책’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는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정부의 ‘5극3특’ 정책 청사진이나 다름없는 지방시대위원회가 발표한 ‘5극3특 국가균형성장 추진전략 설계도’를 보면 수도권 도시 인천이 정책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있는 ‘역차별’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이 설계도에는 수도권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표현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이에 앞서 먼저 국정기획위원회가 완성한 ‘이재명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부터 살필 필요가 있다. 국정과제 중 중점과제 10번은 ‘자치분권 기반의 5극3특 중심 국가균형 성장’이다. 수도권 집중, 지역산업의 위기를 거론하며 추진 배경으로 ‘수도권 일극체제를 뛰어넘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국정과제 속 수도권이 이렇게 표현되는 실정이다 보니 지방시대위원회가 완성한 ‘5극3특 국가균형성장 추진전략 설계도’에는 우리나라를 아예 ‘수도권 공화국’으로 명명하고 있다.
수도권으로의 소득·인구 이동 추세가 지속되며 지방인구 감소와 경제위축이 심화했고, 지방청년 유출이 심화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결과만 나열하고 있을 뿐 수도권 집중이 생긴 이유는 무엇인지, 청년 인구가 유출된 원인은 무엇인지에 대한 정확한 인과관계에 대한 분석은 찾아보기 힘들다. 현 상황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보다는 수도권을 국가균형발전의 장애물처럼 표현하는 등 수도권 전체를 악마화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지우기 힘들다.
특히 설계도가 내세우는 추진목표를 보아도 마찬가지다. 구체적 수치가 아니라 무조건 수도권보다 더 많이 차지해야 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지방시대위원회가 제시한 ‘설계도’의 정책 목표는 ‘비수도권 GRDP(지역내총생산) 50%+’로 제시되고 있다. 수도권 성장을 억제하기만 해도 달성할 수 있는 목표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단순화하는 이분법적 틀로 수도권의 성장을 억제해 비수도권의 성장을 촉진하겠다는 의도로 오해를 불러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정부의 ‘5극3특’ 기조 아래서 수도권 변방도시 인천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인천의 기초단체인 강화·옹진의 경우에는 그 어떤 지역보다 낙후지역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인천은 특수성을 갖고 있는 만큼 각종 규제 완화 등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을 설정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이기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정부의 이런 기조 속에서 인천이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을 지원해 달라는 요구가 아니라, 묶인 손발을 풀어달라는 식의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라며 “수도권 규제 완화, 각종 인·허가 권한 등에 대한 인천의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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