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생활 견인 반면 청년·자본 수도권 집중

‘용문역 정차’로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 건의

교통 인프라 공공·형평성 면밀 재검토돼야

전진선 양평군수
전진선 양평군수

수도권과 지방을 잇는 고속철도의 선로 위에서 어떤 지역은 활짝 열린 번영의 문을 통과하고 있지만 어떤 지역은 여전히 멀리서 그 문을 바라만 보고 있다. 수도권 집중이 심화되고 지방 중소도시의 인구 감소와 산업 침체가 가속화되는 지금, KTX 정차 여부는 한 지역의 존립 기반과 미래 발전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 되고 있다.

이제 KTX는 ‘지역 간 이동시간을 단축하는 열차’의 개념을 넘어 대한민국 전역에 균형 발전의 숨을 불어넣는 생명선으로 인식되어야 한다. 교통망을 통한 연결은 단순한 이동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간 경제활동과 생활권 확장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중요한 국가정책 수단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지역 간 교류와 접근성이 높아질 때 국가 전체의 성장 기반도 함께 확장될 수 있다.

여수엑스포역, 울산역, 김천·구미역 사례에서 보듯 KTX 정차는 산업단지 유치, 관광산업 확대, 인구 유입, 대학 경쟁력 제고, 생활인구 증가 등 지역 경제 전반에 다양한 변화를 이끌어왔다. 이러한 변화는 고속철도가 지역의 산업 생태계와 생활기반을 견인하는 핵심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근거다. 지역 주민의 이동 편의 개선은 물론 기업과 교육기관의 경쟁력 강화까지 영향을 미치는 폭넓은 효과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정차역 중심의 개발 집중으로 인한 역세권 외곽 지역의 상대적 침체나 청년 인구와 자본의 수도권 집중과 같은 새로운 불균형도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KTX 정차 정책이 경제성 평가를 넘어 국토 전체의 효율적 연결과 균형 있는 발전을 목표로 재설계되어야 한다.

특히 경기도 양평군(용문역)은 수도권 동부와 비수도권을 연결하는 교통 요충지이자 전략적 거점 지역이다. 인구와 산업, 관광이 교차하는 이 지역에 KTX 정차가 실현된다면 동부 수도권의 균형 발전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교통 접근성을 넘어 지역 발전 전략의 핵심 축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현재 양평군(용문역)을 비롯해 전남 광양시(광양역), 전북 임실군(임실역), 경남 하동군(하동역), 함안군(함안역) 등 여러 지자체가 지방 소멸 위기에 대응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KTX 정차를 건의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교통 편의 확대가 아니라 인구 감소와 산업 위축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실질적 지역 전략이다. 교통 인프라 확보를 통해 관광, 산업, 교육, 정주여건 등 지역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하는 이러한 노력이 국가 정책의 방향성과 맞물릴 때 비로소 ‘전국이 함께 성장하는 국토 구조’가 완성될 것이다.

KTX는 그동안 ‘시간 절약’ 중심의 교통 인프라로 발전해 왔지만, 앞으로는 ‘공간 가치의 확장’과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 정부가 추진 중인 공공기관 지방 이전과 균형 발전 전략, 국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또한 같은 방향에 서 있다. 따라서 KTX 정차역 배치는 수요와 경제성뿐 아니라 모든 국민이 교통 인프라의 혜택을 공평하게 누릴 수 있는 공공성과 형평성의 원칙 아래에서 더욱 면밀하게 재검토되어야 한다.

국토의 균형 발전은 수도권과 지방의 경쟁이 아니라 상생과 연계의 구조로 전환될 때 지속 가능하다. 지역이 살아야 국가가 성장한다. 지방의 접근성과 생활권이 개선되어야 수도권의 과밀 문제 또한 해소될 수 있다. 지역 간 격차를 줄이고 국가 전반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도 교통 인프라는 계속해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앞으로의 KTX 정책은 속도의 경쟁보다 포용의 확장, 정차의 확대보다 균형 잡힌 연결을 지향해야 한다. KTX가 시간의 경제를 넘어 공간의 포용과 지역 균형 발전의 마중물이 되기를 바란다. 정부와 관계기관이 전국 각지의 정차 필요성을 면밀히 검토하고 특히 수도권과 지방을 잇는 양평(용문역) KTX 정차가 국가 균형 발전의 시금석이 되기를 기대한다.

/전진선 양평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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