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시의회 국민의힘 소속 김한슬 의원 /구리시의회 제공
구리시의회 국민의힘 소속 김한슬 의원 /구리시의회 제공

지난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시각장애인 수험생들을 위한 시스템 오류와 이를 가볍게 다루는 우리 정치의 문제에 대해, 구리시의회 김한슬(국) 의원이 ‘표가 되지 않는 아픔까지도 살피는 정치’를 외치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25일 2차 정례회 4차 본회의에서 ‘수능 점자표기 데이터 변경 사태로 본 소수 약자의 현실과 정치의 직무유기’라는 제목으로 5분발언을 했다.

지난 12일 수능에서 중증 시각장애인 수험생을 위한 스크린리더용 시험지 파일의 기호가 사전 예고 없이 특수문자로 바뀌었다. 이를 사전에 고지 받지 못한 수험생들은 전산 오류와 처절한 사투를 벌여야 했다. 국어시험지는 총 16장이지만, 시각장애인 용 점자지는 100장이 넘는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준비 미흡으로 공정한 평가를 받지 못하게 된 상황에서도, 언론과 정치가 제대로 문제제기를 하지 않으면서 여론 관심 밖으로 사라졌다.

김한슬 의원은 “이것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다. 명백한 시스템의 붕괴다”라며 “미래 세대를 길러내는 수능 시험에서, 장애 학생들의 시험 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결정이 어떻게 아무런 검증도, 예고도 없이 이뤄질 수 있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게다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이 문제를 ‘의무사항이 아니’라거나 ‘점자 문제지를 활용하면 될 문제’라고 한 답변도 “기가 막히다”라며 “탁상행정”, “책임을 회피하는 비겁한 변명”이라고 일갈했다.

김 의원은 특히 ‘정치의 실종’을 꼬집었다.

그는 “행정시스템이 이렇게 무너져 내렸을 때 그것을 질타하고 바로잡아야 할 곳이 ‘정치’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 앞에서 우리 정치는 실종됐다. 이재명 대통령, 교육부장관,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들, 여야 국회의원까지 아무도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번 피해를 입은 중증 시각장애인 수험생은 전국에 단 13명, 전체의 0.002%에 불과하기 때문”이라며 “만약 피해 학생이 130명, 1300명이었다면 달랐을 것”이라고 직격했다.

김 의원은 자신이 조명한 “우리가 마주한 비정한 현실”에 비춰 구리시 행정에 ‘디테일’도 요구했다.

김 의원은 “우리 시에도 장애인과 노약자, 은둔형 외톨이, 학교 밖 청소년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수많은 조례와 제도가 있다”며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제도가 있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 제도가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느냐다”라고 말했다.

그는 “작은 목소리라도 소중히 듣는 행정, 표가 되지 않는 아픔까지도 살피는 정치”를 주문하며 발언을 맺었다.

구리/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