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시와 구리도시공사가 추진하는 ‘K콘텐츠 지역특화발전특구’가 구리시의회 김한슬(국) 의원의 문제제기로 이 지역 새로운 이슈로 떠올랐다.
도시공사가 발주한 특구연구용역에서 기초 데이타인 ‘설문조사’가 실날하게 비판받으면서다. 시는 시의회에서 문제제기 된 직후 해당 설문조사 이행을 중지했다.
지난 26일 김 의원은 시정질문에 나서 ‘지역특화발전특구 추진’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김 의원은 “구리시가 1억5천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진행 중인 지역특화발전특구 기본계획의 방향성과 실효성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면서, “용역과 설문조사가 정책환경변화를 무시한 채 K-콘텐츠를 합리화하는 요식행위로 전락한 것이 아닌지 강한 의구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설문조사가 K콘텐츠 특구지정이 추진되면 경제적 효과가 클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도 K콘텐츠 인프라 구축을 위한 비용은 감추고 있어,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만 대답하면 되) 식 설문지”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설문은 “시민의 의견을 제대로 묻는 것이 아니라 막연한 희망을 제시하는 것”이라고도 직격했다.
이어 김 의원은 “설문에 특구조성에 수천억 예산이 들어도 찬성하는가, K콘텐츠가 다른 것보다 우리시 우선순위인가, 이런 질문을 빼 놓은 설문을 저는 이해할 수 없다”고도 했다. 특히 설문을 두번 세번 거듭해서 할 수 있도록 한 점은, 데이터로서의 가치가 없다고도 꼬집었다.
더 근본적으로 김 의원은 구리시가 K콘텐츠에 특화되어 있는지도 되물었다.
그는 “구리시 관내 기업수와 매출규모 등, 우리 시가 K콘텐츠 특구로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실질적 산업기반 데이터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라”고 했고, “K콘텐츠 인프라를 위한 막대한 재원은 시비로 충당해야 하는데, 예상되는 재정적 부담 규모를 밝혀야 한다. 또 하위특구로 지정취소를 당하면 매몰비용은 어떻게 할 것인지에 답해달라”고 요구했다.
의회 시정질의에서 날카로운 비판이 나오면서 시는 일단 도시공사로 하여금 설문조사를 중지토록 주문했다.
시 관계자는 “의회의 지적이 타당한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은 수정을 하고 가야 될 것이라고 봐서 일단 수정 검토를 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중지했다”고 말했다.
K콘텐츠를 특구의 내용으로 정한 적합성에 대해서는 “시와 공사는 K콘텐츠 산업으로 유치하는 게 타당하다고 가정하고 이에 대한 판단을 받아보자는 취지에서 연구용역을 시작한 것이다. 국가에서도 문화콘텐츠 산업을 키운다고 발표한 바 있게 때문에 구리시가 선제적으로 가자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구리시의 궁극적인 목표는 지역 사정에 맞는 기업유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특구 추진 이유에 대해 “과밀억제권역에 포함돼 있다보니 기업유치가 어려워 이러한 방법을 고안했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에서 K-콘텐츠 관련 지원을 넓혀가겠다는 방안을 발표해 문화산업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지역특화발전특구는 ‘규제자유특구 및 지역특화발전특구에 관한 규제특례법’에 근거한 제도로, 이미 시행한 지 20여년이 흘렀다. 전국 229개 기초자치단체 중 136개 기초단체에서 172개 특구가 지정돼 운영 중이다. 수도권보다는 비수도권에 많이 분포돼 있지만, 인천 서구와 중구에 각 1곳, 경기 이천, 군포, 양평, 고양, 여주, 양주, 안산, 시흥, 의왕, 남양주, 수원, 부천, 안양, 양주·포천·동두천, 성남 등 16개 지자체에도 19개 특구가 지정 운영 중이다.
하지만 특구로 지정받으면 규제특례를 부여하고 따로 재정지원은 하지 않는다. 최근에는 실적이 저조한 특구는 ‘명예졸업’을 하는 등 제도가 보다 엄격해졌다.
이 제도를 운영하는 중소벤처기업부 특구 담당자는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면서도 특구는 추상적이기보다 구체적이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기존에 확보한 콘텐츠를 강화하기 위한 제도라고도 귀띔했다.
그는 “특구지정 위원회에서 심사할 때 정량적 평가를 하지는 않지만, 특구 내용은 보다 구체적인 편이 낫다”며 “K콘텐츠는 좀 추상적이고, 이미 부천의 만화처럼 세부 분야를 나눠 일부 지역에서 이를 특화했다”고 했다.
그는 또 “구리시라고 하면 고구려 유적, 태극기 선양 등이 특구 취지에 더 가깝다”면서 “특구는 기존 인프라를 더 키우고 부각하기 위한 취지”라고도 했다.
구리/권순정기자 s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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