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해지는 붕세권… 노포만 남아
기존 매장들은 생존 전략 모색
뻥튀기 함께 팔거나 속재료 변주
초콜릿·김치 넣어 ‘고급화 전략’
붕어빵이 사라지고 있다. 팥 가격 폭등과 노점 감소, 소비자 외면 등 3중고가 맞물리며 겨울 거리의 상징이 점차 희소한 간식으로 변하고 있다.
28일 오전 수원의 한 전통시장 인근 붕어빵 노점. ‘3개에 2천원’ 가격표를 건 이곳 사장은 불과 지난해까지만 해도 같은 값에 4개를 내놓았다. 장 보러 나온 시민들은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붕어빵에 반가워 지갑을 열었다가도 오른 가격을 보고 혀를 내두르기 일쑤였다. 나혜석 거리 등에서는 3천원에 4개다. 다만 3천원치 사면 1개 정도를 서비스로 주기도 한다.
수원시민 이모(68)씨는 “천원에 서너개 먹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물가 오르는 속도가 무섭다”며 “요샌 붕어빵 파는 곳도 안보여서 다들 장사가 어려운 건가 싶다”고 말했다.
붕어빵이 판매되는 장소는 대부분이 허가받지 않은 노점 형태라 정확한 창·폐업 수치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예전보다 붕어빵 노점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특정 지역에서만 만날 수 있다는 의미의 ‘붕세권(붕어빵+역세권)’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붕어빵·군고구마 등 겨울 간식 노점의 위치를 알려주는 스마트폰 앱 ‘가슴속3천원’은 지난 2021년 출시 이후 다운로드 10만회 이상을 기록하며 높은 수요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원재료 상승과 소비자외면으로 노점이 감소하면서 현장은 정 반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심지어 붕어빵 관련 창업을 둘러싼 현실은 녹록지 않다. 전국 단위로 가맹점을 둔 붕어빵 업체 관계자는 “초기 창업비는 가스통·재료비·부자재를 모두 포함해 20만원 안팎으로 큰돈이 들지는 않지만 자리가 안 나오면 몇 달 만에 접는 경우도 많다”며 “지자체의 단속이 잦은 지역은 신규 진입이 거의 어렵고 오래된 노점 위주로만 장사가 유지돼 올해 창업 문의도 현저히 줄었다”고 말했다.
노점이 줄어든 데엔 원가 부담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해 11월 도내 붉은 팥 소매가격은 500g 기준 1만2천900원으로 전년 대비 36.72% 상승했다. 지난 2022년 11월 평균 팥 가격이 6천990원과 비교하면 사실상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여기에 밀가루·설탕·식용유 등 부재료 역시 대부분 오름세이며 가스비·전기료 상승까지 겹치면 노점 운영비는 사실상 두 배 수준으로 불어났다는 게 현장 설명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장에서는 기존 붕어빵만으론 경쟁력이 없다는 말이 나온다. 이날 만난 한 판매점은 붕어빵과 함께 뻥튀기·전통 과자를 진열해 판매하고 있었고, 풀빵·군고구마 등 다른 겨울 간식을 함께 파는 곳도 눈에 띄었다. 프리미엄 콘셉트로 가격을 올려 마진을 남기는 판매점도 있었다. 팥·슈크림 외에 초콜릿,김치 등 이색 속재료를 쓰거나 크기와 모양을 바꿔 차별화하는 등 ‘고급화 전략’으로 손님을 끌고 있었다.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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