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차 공항개발 종합계획 고시 눈앞… ‘인천공항 5단계 확장’ 반영 관심
국가 공항개발의 최상위 법정 계획인 ‘제7차 공항개발 종합계획’(2026∼2030년) 고시를 앞두고, ‘인천국제공항 5단계 확장 사업’이 반영될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제3여객터미널 건립 등이 포함된 인천공항 5단계 확장 사업을 추진하려면 제7차 공항개발 종합계획에 반드시 담겨야 한다. 하지만 국토교통부는 가덕도 신공항을 비롯한 지방공항의 수요를 감안해 결정해야 한다며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항공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동북아 허브공항 경쟁에서 인천공항이 우위를 점하려면 인천공항 5단계 확장 사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신공항이 건설될 예정이거나 기존 공항 확장 계획이 있는 지역에선 인천공항이 더 넓어지는 것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033년 연간 수용능력比 4%↑ 1억1100만명
5활주로·3여객터미널 등 추가로 건립 추진
홍콩 첵랍콕·대만 타오위안 등 활주로 집중
“런던 히드로 제 시기 놓쳐 허브지위 상실”
■ 2033년 포화 예상되는 인천국제공항…공사 기간 고려하면 확장 서둘러야
인천공항공사가 진행한 ‘포스트 코로나 등 환경 변화에 따른 인천공항 중장기 개발전략 재정비 용역’ 결과를 보면 2033년 인천공항 연간 여객 수는 1억1천1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인천공항 연간 여객 수용 능력(1억600만명)보다 4%가량 많은 승객이 인천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분석된 것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여객 증가세에 발맞춰 인천공항 5단계 확장 사업을 추진하고 나섰다. 인천공항 5단계 확장 사업은 제5활주로와 제3여객터미널, 계류장, 주차장 등을 추가 건립하는 프로젝트다. 설계부터 준공까지 통상 8~10년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하루빨리 체계적인 사업에 착수해야 한다는 게 인천공항공사의 입장이다.
인천공항공사는 동북아 허브공항 경쟁에서 인천공항이 뒤처지지 않으려면 5단계 확장이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공항과 허브공항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홍콩 첵랍콕국제공항, 중국 광저우바이윈국제공항, 푸둥국제공항, 대만 타오위안국제공항, 일본 나리타국제공항은 많은 여객기가 한 번에 이·착륙할 수 있도록 활주로를 확장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인천공항도 항공편을 늘리려면 5활주로 건설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동북아시아 주요 허브공항들은 연간 수용 능력을 1억2천만~1억4천만명까지 확장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도 추가 여객터미널을 지어야 하는 이유로 꼽힌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영국 런던 히드로국제공항은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유럽 주요 허브 공항이었지만, 인프라 확장을 제 시기에 하지 못하면서 독일 프랑크푸르트국제공항이나 네덜란드 스키폴국제공항에 허브 공항 지위를 빼앗겼다”며 “인천공항이 동북아 허브공항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공히 하려면 인프라 확장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대구·경북·충북 등서 반대 여론 형성
신공항·기존 공항 사업에 부정적 영향 우려
전문가 “국민 불편에 해외환승객 뺏겨” 지적
국가 산업 경쟁력·지역 활성화 도움 강조도
■ 인천공항 여객 쏠림 우려…부정적 여론 커지는 지역들
인천공항공사가 인천공항 5단계 확장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부산이나 대구·경북, 충북 등 지역에선 이를 반대하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부산과 대구·경북에 지어질 신공항이나 충북 청주국제공항 확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에는 가덕신공항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동남권 신공항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돼 온 사업으로, 최근 개항 시기가 2035년으로 연기되면서 부산시가 반발하고 있다.
대구 도심에 있는 군(軍)공항과 현재 대구국제공항을 경북 군위로 옮겨 대구경북신공항을 만드는 사업도 관련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추진되는 탓에 재원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대구시는 예산 확보만 마무리되면 곧바로 사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충북도는 현재 군용 활주로와 겸용으로 사용 중인 청주국제공항에 민간 전용 활주로를 추가해 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부산이나 대구·경북, 충북 지역에선 인천공항이 확장될 경우 상대적으로 지방 공항 경쟁력이 떨어져 여객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인천시가 ▲인천공항~오송~부산 ▲인천공항~오송~익산~목포 등의 철도 노선을 ‘제5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반영해 달라고 요구하는 등 철도 노선까지 확보되면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지역 여객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공항 여객 집중화가 계속되면 지역 공항들은 신규 항공편 개설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활성화에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 인천공항 경쟁 상대는 지역 공항 아닌 동북아 허브공항…국내 공항 산업 발전 위해선 공항개발 종합계획 반영돼야
항공 전문가들은 인천공항의 직접적인 경쟁 상대가 지역 공항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이 때문에 지역 공항 수요와는 상관없이 인천공항 5단계 확장 사업은 반드시 제7차 공항개발 종합계획에 포함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익명을 요구한 항공업계 전문가는 “가덕신공항이나 대구·경북신공항 모두 현재 추진 상황을 고려하면 2032년까지는 개장이 어렵다”며 “항공기를 이용하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불편을 겪을 뿐 아니라 해외 환승 여객도 다른 나라로 빼앗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동북아 허브공항 경쟁에 앞설 수 있도록 제5활주로라도 서둘러 공사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공항 제5단계 확장으로 환승 여객이 더 많이 유치되면 지역 공항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국항공교통학회 김웅이 회장은 “인천공항이 동북아 허브 공항으로 자리매김하면 환승객 수요가 늘어나 국내 지역 공항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인천공항은 장거리 노선, 다른 지역 공항들은 중장거리 노선 개설에 집중하면 국내 전체 항공 여객이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지역 공항 활성화는 ‘지역균형발전’ 측면에서는 필요한 것이 맞지만, 국가항공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인천공항의 허브기능이 여전히 중요하다”며 “인천공항이 흔들리면 장거리 노선 축소 등 국가 항공산업 경쟁력이 나빠질 우려가 큰 만큼, 인천공항 인프라 확충과 국가 차원의 허브 전략이 계속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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