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구인들의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지난 27일 헌법재판소가 남양주시와 시민 3명의 헌법소원에 내린 결정주문이다. 2020년 10월 팔당 상수원보호구역의 과도한 규제가 재산권, 직업선택의 자유권·평등권 등 헌법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청구한 헌법소원이었다. 규제의 원점인 수도법, 수도법시행령이 심판의 쟁점이었다. 헌재는 11월 전원재판부에 회부해 위헌 여부를 진지하게 심판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정작 위헌 심판은 아예 생략됐다. 청구인들의 청구 자격이 없고, 심판 청구 법령이 헌법소원 대상이 아니라며 청구를 각하한 탓이다. 남양주시는 기본권을 침해받은 개인이 아닌 지방자치단체로서 불법 청구인, 시민 3명은 청구기한을 넘긴 심판 청구권 상실자라 했다. 위헌 법률로 청구된 수도법 제7조 제6항과 수도법시행령 3조 1, 2항은 규제 위임 조항이라 심판청구의 직접 대상이 아니라고 했다. 규제를 위임만 했을 뿐, 법령이 기본권을 직접 침해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헌재 심판에 5년이 걸렸다. 헌재의 고민이 깊다는 전조로 해석됐다. 남양주시는 위헌 심판의 청신호로 여겨 지난 4월 탄원서로 헌재 심판을 재촉했고, 전국 상수원보호구역 지자체와 주민들도 최종 심판 결과를 기다렸다. 청구인들은 헌재가 지정한 심판일을 상수원 규제 대전환의 날로 예상할 정도로 결과를 낙관했다. 태산을 울릴 것으로 보였던 전조는 그러나 아무런 징조도 아니었다. 헌재의 5년은 고민은커녕, 심판을 깜박한 건망증의 결과로 보일 정도다.

청구 자격조차 살피지 못한 남양주시의 책임이 가볍지 않다. 시민 청구인 3명은 다르다. 주민의 25%인 870여명이 상수원 규제로 전과자가 된 남양주시 조안면 대표였다. 헌재는 이들이 오래된 법의 규제를 잘 알고 있었다며 청구 기한을 한참 넘겼다고 봤다. 번역하면 ‘알아서 잘 견뎌놓고 뒤늦게 기본권 타령이냐’는 타박이다. 오래된 법 규제가 현재의 기본권 위에 있다는 판단인데, 이러면 한번 규제의 덫에 걸린 기본권은 구제와 보상이 요원해진다. 위헌적인 헌법소원 도과 규정이다.

헌재 심판은 존중해야 맞다. 하지만 5년을 기다린 청구인도 있다. ‘청구인 자격 없음’, 2분 심판에 눈물을 흘렸다. 헌재의 심판은 법리에 맞을지라도, 청구인들과 남양주 민관이 허송한 5년은 정의롭지 않다. 지체된 심판이 빚어낸 정서적 가해다. 헌재가 자책해야 할 판례다.

/윤인수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