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텃밭 채소가 건강한 선물로… 뿌듯한 변화”
곤지암 전원생활 수확물 취약층 전달
비용지원 없지만 주민 참여의지 강해
2019년 단체 설립·수익금 이웃 후원
전원생활은 많은 이들의 로망이다. 텃밭을 가꾸고, 수확한 채소로 음식을 만들어 먹는 생각만 해도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애써 키운 농산물이 버려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광주시 곤지암읍에서 전원생활을 시작했던 봉사단체 ‘나눔 광주’의 박금자 대표 역시 그랬다. 십년 넘게 텃밭을 일궜지만 이웃과 나눠도 남을 만큼 농산물이 생산된 경우가 많았고 폐기되는 일이 반복됐다.
그러던 중 ‘나눔의 범위를 더 넓히면 어떨까’란 생각을 떠올렸고, 지역 내 취약계층에 수확물을 전달하면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인근 전원주택 20여 가구를 찾아가 제안했고 주민들은 흔쾌히 동참했다.
박 대표는 “처음 전원생활을 하면 욕심에 이것저것 많이 심는다. 그런데 다 먹지 못해 시들고 썩다 보면 결국 낭비와 함께 탄소 배출량이 늘어 환경오염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초기 활동은 쉽지 않았다. 집집마다 방문해 채소를 수거하고 이를 직접 취약계층에게 전달하는 일은 정성과 함께 시간, 또 경제적 비용(주유비 등)이 수반됐다.
수거는 5월부터 8월 초까지는 주 3회, 이후로는 주 1회씩 이어졌다. 비용 지원은 없었지만 주민들의 참여 의지는 강했다. 신선도를 위해 새벽에 수확해 전달하는 회원들도 있었다. 주로 쌈채소가 많았지만 고추·애플수박 등 품목도 점차 다양해졌다.
박 대표는 “예전엔 어르신들이 내 차를 알아보고 열 명씩 따라오셨다. 차만 봐도 반가워해주셔서 큰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이들의 활동은 점차 체계적인 형태로 발전했다. 공유 냉장고 ‘어울림향’에 채소를 채우기도 하고, 다양한 활동은 2019년 ‘나눔 광주’ 설립으로 이어졌다. 지난해에는 광주시 자원봉사센터에 공식 등록되며 폭이 확대됐다.
단체는 농산물을 판매해 수익금을 어려운 이웃에게 후원하는 활동도 시작했다. 더 나아가 회원들은 인지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해 경로당과 마을회관을 찾아 치매예방 교육을 진행하고, 일일찻집을 열어 들기름·참기름·밑반찬 등을 판매해 지역 이웃을 도왔다.
지난해 일일찻집에는 1천500여 명이 참석해 큰 호응을 얻었고 이를 바탕으로 장애인체육회 후원 등 다양한 복지사업을 추진했다. 또 경안천 환경정화 활동까지 해내고 있다.
박 대표는 23년간 보습학원을 운영하며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무료로 지원해 온 경험을 가지고 있다. 봉사활동을 꾸준히 이어오며 오늘에 이르렀고, 현재는 더불어민주당(광주시을) 여성위원장으로 활동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광주/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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