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압수사’ 결론… 1명 고발, 3명 수사의뢰

국가인권위원회가 민중기 특별검사팀 소속 수사관들을 ‘양평군 공무원 사망 사건’과 관련해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조사 과정에서 고인에게 강압적 진술을 요구한 정황이 공식 조사 결과에서 확인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인권위는 1일 열린 제22차 전원위원회에서 82쪽 분량의 직권조사 보고서를 채택했다. 보고서에는 특검팀에 파견된 수사관 1명에 대해 고발 조치를 하고, 관련된 다른 수사관 2명과 책임자였던 팀장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를 의뢰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번 결론의 근거로 인권위는 고인이 남긴 21장 분량의 일기 형식 유서를 제시했다. 유서에는 조사 당시 수사관의 태도와 압박감을 호소하는 표현들이 다수 확인됐고, 고발 대상 수사관의 실명이 적혀 있었다고 인권위는 설명했다.

조형석 인권위 조사총괄과장은 “유서 내용을 바탕으로 특정 수사관의 진술 강요 정황이 인정된다고 보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유서에 기록된 ‘안 했다 했는데 계속 했다고 해라’, ‘누가 시켰다고 해라’, ‘책임을 떠넘긴다’, ‘다그친다’, ‘반말로 얘기한다’, ‘회유와 강압에 너무 힘들다’는 표현들을 종합해 직권남용 요소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고발 대상 수사관은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위는 특검팀에 대해 향후 조사에서 유사한 인권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촉구하는 한편, 양평경찰서장에게는 고인의 부검을 진행한 경찰관 교육을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국회의장에게는 향후 특검법을 제정·개정할 때 인권보호 규정을 명확히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번 조사는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던 민중기 특검팀 조사 이후 50대 양평군청 소속 공무원 A씨가 지난 10월 10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을 계기로 진행됐다. 인권위는 당시 조사가 적절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직권조사를 벌여왔다.

양평/장태복기자 jk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