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 간부급 공무원들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GB) 내 공유재산 토지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중대한 행정 절차를 누락해 중징계를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도로와 맞닿은 해당 토지가 주변 맹지를 소유한 특정인에게 매각되고, 그 배경을 둘러싸고 특혜 의혹마저 불거져 파장이 불가피해 보인다.

3일 부천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공유재산으로 보유한 개발제한구역 내 임야 450㎡를 지명경쟁입찰 방식으로 인근 토지를 소유한 C씨에게 매각했다. 당시 이 토지는 ‘임야’로 지정된 상태로 그린벨트로 묶여 관리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5급 사무관 A씨와 6급 공무원 B씨는 지난해 토지 매각을 위해 지목을 ‘임야’에서 ‘전’으로 변경했다.

하지만 이와관련 산지전용허가와 개발제한구역법상 형질변경 절차가 누락된 사실이 감사에서 드러났다. 그린벨트 내 임야의 형질변경은 ‘개발제한구역법’과 ‘산지관리법’이 동시에 적용돼 두 법률에 따른 검토와 허가를 모두 충족해야 한다.

절차 누락으로 지목이 변경된 토지는 결국 C씨에게 넘어갔으며, 지난 4월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친 상태다. 부동산 업계는 C씨가 기존 맹지와 새로 사들인 토지를 합필하면 주택 등 건축이 가능해져 토지 가치가 크게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 5월 내부 직원의 익명 제보를 통해 드러났다. 제보에는 “임야가 전으로 바뀌었고, 지목변경 과정이 잘못됐다”는 내용이 담겼던 것으로 전해졌다.

내용을 접한 시는 즉각 감사를 벌여 지목변경 과정상 절차 누락과 특정인 매각 사실을 확인했고, 지난 9월 두 공무원에 대해 경기도인사위원회에 징계를 요구했다. 도 인사위는 지난달 A씨와 B씨에게 각각 정직 3개월, 6급 공무원에 강등을 의결했고 징계는 이달 1일자로 집행됐다. 다만, 시 감사에서 금품이나 향응 수수 정황 등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공무원 B씨는 “(징계 절차가)아직 끝난 게 아니라서 (행정절차 누락 등에 대해)답변하기 어렵다”고 밝혔고, A씨는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이들 공무원은 해당 징계 처분에 불복, 도에 소청 제기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시 관계자는 “감사 사실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면서도 “지목변경 과정은 상식적이고 논리적인 행정행태가 아니다. 소청이 들어오면 적절하게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천/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