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세종문화회관 국제설계공모

국립중앙박물관 구상한 박승홍

디엠피건축 당선, 韓 자존심 세워

외국 거장 선호는 여전한 ‘과제’

제2세종문화회관 국제설계공모 당선작 조감도. /디자인캠프문박디엠피 제공
제2세종문화회관 국제설계공모 당선작 조감도. /디자인캠프문박디엠피 제공
전진삼 건축평론가·‘와이드AR’ 발행인
전진삼 건축평론가·‘와이드AR’ 발행인

최근 여의도공원 북쪽에 연면적 6만6천㎡ 규모로 지어질 (가칭)제2세종문화회관 국제설계공모의 최종 당선작 발표 소식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영예의 주인공은 (주)종합건축사사무소 디자인캠프문박디엠피(이하 디엠피건축)이다. 지난해 동 시설의 기획디자인 공모전에서 당선한 국내외의 내로라하는 건축설계회사 5개 팀이 경쟁한 결과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의 대표 사업인 제2세종문화회관은 상징성과 사업의 규모, 설계비 등에서 세간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결과적으로 한국의 디엠피건축이 최종 당선됨으로써 홈그라운드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30년 전,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국제설계경기가 개최되었다. 동 공모전은 국내 최초로 국제건축가연맹(UIA) 공인하에 추진되었고 2단계(아이디어공모·기본계획공모) 심사를 거쳐 최종 당선작을 선정하였다. 당시 심사위원으로 빌헬름 퀵커(독일·심사위원장), 가에 아우렌티(이탈리아), 랜달 보스벡(미국), 앙리 시리아니(프랑스)와 이광노(서울대 명예교수), 정양모(국립중앙박물관장), 유희준(전 한국건축가협회장) 등 7인이 참여하였다. 결과는 놀라웠다. (주)정림건축의 안이 1등 당선작으로 선정되었다.

빌헬름 퀵커는 당선작에 대해 ‘세계 건축계의 흐름이 반영된 가장 한국적인 박물관이 건립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심사소감을 말한 바 있다.

당시 정림건축 내에서 국립중앙박물관의 디자인 작업을 주도한 이는 다름 아닌 박승홍 씨였다. 건축설계회사 대표자의 이름에 가려져 젊은 건축가의 스타 탄생으로 주목되는 기회를 놓치긴 했지만 국립중앙박물관 국제설계공모에서 건축가 박승홍의 등장은 한국 건축계와 문화계가 비상한 관심을 기울일 만한 사건이었다.

2007년, 박승홍은 정림건축의 동료 문진호 씨와 함께 디엠피건축을 설립하고 최근까지 기업의 조직력을 갖춘 탄탄한 건축가 집단으로 키워온 결과, 아트센터인천 콘서트홀·세종예술의전당·부산콘서트홀·롯데콘서트홀 등의 작업을 통해 명실상부 공연장 설계의 국내 대표 주자로서 디엠피건축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더욱이 제2세종문화회관 국제설계공모 최종 당선으로 말미암아 적어도 이들 사무소의 영문 이니셜 ‘dmp’는 건축설계회사로서 세계 건축설계 시장에 당당히 명함을 내밀 수 있는 한국 건축가(팀)의 대표성을 획득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건축설계 시장의 아이러니는 홈그라운드임에도 불구하고 매번 외국의 유명 건축가, 다국적 건축설계회사의 브랜드에 밀려나는 것을 당연시해 왔다는 점이다. 자본력을 앞세운 기업과 자치단체는 글로벌 스타 건축가들에게 일을 맡기지 못해 안달이 난 촌극을 벌여왔고 현재도 진행형이다. 심지어 심사위원으로 위촉되면 마땅할 외국의 세계적 거장이 국내의 소규모 건축사무소들과의 경쟁에까지 낚싯줄을 드리웠다. 판이 커졌다는 면에서 수긍할 수도 있겠지만 경쟁에서 이기기엔 외국건축가의 이름값에 경도된 기울어진 그라운드가 문제다. 우리네 건축가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가 아닐 수 없다.

/전진삼 건축평론가·‘와이드AR’ 발행인

<※외부인사의 글은 경인일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