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의회 폭거에 맞선 것”

秋 영장 기각 “내란몰이 종결”

초·재선들 “반헌법·반민주적”

한동훈은 여야 모두 겨냥 비판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2·3 비상계엄 사태를 막지 못한 책임에 대해 107명 의원을 대표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2025.12.3 /연합뉴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2·3 비상계엄 사태를 막지 못한 책임에 대해 107명 의원을 대표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2025.12.3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사태 1주년을 맞아 다시 내부 혼란에 빠지고 있다.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방해 의혹을 받았던 추경호 의원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이른바 ‘내란정국’이 새로운 국면을 맞은 가운데, 장동혁 대표가 “12·3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선 것”이라며 기존 강경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당내 갈등이 더욱 확산하는 모습이다.

장 대표의 강경 노선과 달리 초·재선 의원 25명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12·3 비상계엄은 반헌법적·반민주적 행동이었다”고 규정했다. 이들은 “비상계엄을 미리 막지 못해 국민께 고통과 혼란을 드린 책임이 있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단절을 선언했다. 당내 소장파와 친한(親한동훈)계 의원들이 대거 참여한 사과문은 “과거와 결별하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겠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반면 장 대표는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형식적 혁신을 거부하고 행동하는 혁신을 선택하겠다”라며 강경 노선을 유지했다. 더불어민주당 책임론을 재차 강조하며 ‘의회주의 파괴’를 거론하는 등 대여 공세 수위도 높였다. 추경호 의원 영장 기각에 대해서는 “1년간 이어진 내란 몰이의 종결”이라며 현 정부의 사법부 압박을 경고했다.

당내에서는 이러한 기조가 총선과 내년 지방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친윤계와 중도권 일부에서는 “강경 일변도 전략이 중도층 이탈을 부추길 것”이라는 비판이 이어진다. 특히 당무감사위원회가 ‘당원 게시판 사태’를 조사하며 친한계 김종혁 전 최고위원 징계를 검토한 것이 갈등을 더 키웠다. 친한계 김근식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갈라서든 쫓겨나든 정리할 때가 됐다”며 지도부를 공개 비판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앞 쪽문에서 12ㆍ3 비상계엄 1주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12.3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앞 쪽문에서 12ㆍ3 비상계엄 1주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12.3 /연합뉴스

한동훈 전 대표도 이날 별도 기자회견을 열어 “계엄을 미리 막지 못한 점을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당시 우리 당은 계엄 해제를 위해 국회로 들어갔고, 그 결단은 국민 편에 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모든 것을 망쳤고, 이재명 정부는 계엄만 빼고 나쁜 짓을 다 하고 있다”며 여야 모두를 겨냥한 비판을 내놓았다.

한 전 대표는 “과거의 사슬을 끊어야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며 당의 근본적 쇄신을 촉구했다. 지방선거 역할론에 대해선 “국민의힘 정치인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현장에는 송석준·배현진·고동진·박정훈·정연욱 의원 등 친한계 의원들도 동행했다.

송언석 원내대표 역시 “계엄 발생을 막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실상 사과 메시지를 냈다. 다만 “계엄에 이은 탄핵이 또 다른 비극을 초래했다”며 장 대표와 유사한 입장도 덧붙였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12·3 비상계엄 1년이 지났지만 여야 대치는 오히려 더 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과와 강경 노선이 정면 충돌하는 가운데, 장 대표가 대여 공세와 내부 정비를 동시에 추진하면서 향후 여야 관계는 더욱 냉각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