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지사 ‘행감 불출석’ 두고 “도정 책임자로서 유감”
공식 사과·비서실장 사퇴, 도·도의회 간 갈등 봉합
‘성희롱 기소’ 양우식 운영위원장 거취 문제는 ‘숙제’
‘행정사무감사(이하 행감) 불출석’ 여파로 조혜진 경기도지사 비서실장이 사퇴(12월 5일 인터넷 보도)한 데 이어, 김동연 도지사가 5일 도 집행부의 행감 불출석과 관련해 경기도의회에 공식 사과했다.
도·도의회 갈등이 장기화되며 ‘준예산 사태’에 대한 우려가 커졌지만, 양측이 갈등을 봉합하며 내년 예산안 심의가 다시 정상 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김 지사와 김진경(민·시흥3) 도의회 의장, 최종현(수원7)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용호(비례) 국민의힘 총괄수석부대표 등은 이날 오전 11시께 의장실에서 약 20분 간 비공개 회동했다.
이 자리에서 김 지사는 “도의회 운영위원회 행감과 관련한 도지사 보좌기관의 문제 제기는 도 공직자 전체와 연관됐기에 공감한다”면서도 “결과적으로 운영위 (행감) 불출석으로 촉발된 최근 사태에 대해 도정을 책임지는 도지사로서 깊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을 계기로 도의회와 도 집행부가 힘을 합쳐 관계를 정상화 하기 바란다”며 “도민의 민생을 위한 예산 심의와 처리에 도의회가 적극적으로 협조해주길 부탁한다”고 했다.
앞서 지난달 19일 도지사 비서실 등은 성희롱 발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우식(국·비례) 운영위원장이 행감을 주재하자 사회권 조정을 요구하며 감사장 입장을 거부했다. 이에 도의회는 여야를 막론하고 조 비서실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도 집행부의 행감 불출석 여파로 도와 도의회의 갈등은 증폭됐고, 약 40조원 규모의 내년 도 예산안을 최종 심의하는 도의회 경기도청예산결산특별위원회(이하 도청 예결특위)도 연속적으로 파행됐다.
또한 백현종(구리1) 국민의힘 대표는 도 정무·협치라인의 전원 파면과 복지예산 복원을 김 지사에게 요구하며 삭발·단식농성을 진행했고, 단식 10일차에 접어든 지난 4일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며 병원에 이송된 바 있다.
양측의 갈등이 출구 없이 이어졌지만, 이날 조 실장의 사퇴가 도·도의회 갈등 봉합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회동 이후 도의회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파행을 거듭하던 내년도 본예산안 심의를 정상화시킨다는 내용의 합의문을 마련했다.
김 의장은 “김 지사가 이번 행감 파행을 사과했고 도의회에서도 받아들이면서, 예산 심의를 비롯한 의사일정을 정상화하고 상생하자는 이야기가 오갔다”며 “8일부터 도청 예결특위의 예산 심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조 실장이 행감 불출석 사유로 제시했던 양 위원장의 사퇴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아, 당분한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김 의장은 지난달 25일 도의회 파행이 이어지자 “의장으로서 요구하는 것은 두 가지”라며 “양 위원장과 조 실장의 사퇴다. 둘 모두 사퇴해야 지금 이 논란이 종결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조 실장도 이날 사퇴 입장문에서 “양 위원장과 관련된 문제는 도 공직자들의 자존감과 직결된 것”이라며 “도의회에서 책임있게 해결해주리라 믿는다”고 했다.
양 위원장의 사퇴가 결정되지 않자 도내 시민단체는 입장문을 내고 도의회를 규탄했다. 경기여성단체연합 등은 “도의회는 성희롱으로 기소된 양 위원장에 대해 징계는 커녕 운영위원장직 유지와 의사진행을 용인한 채 행감 거부를 이유로 도지사 비서실장에게만 책임을 떠넘겼다”며 “이번 사태의 모든 원인은 직원을 성희롱한 양 위원장에게 있음에도, 도의회는 제 식구 감싸기로 일관하며 어떠한 실질적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도의회 국민의힘 관계자는 “양 위원장의 거취는 백 대표가 퇴원하면 도의회 양당이 합의해서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고, 도의회 민주당 관계자는 “도의회 파행에는 양 위원장의 책임도 있는 만큼, 국민의힘은 양 위원장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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