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민간소각장 처리 증가… 반입협력금 범위 손봐야

 

현재 공공소각장만 양 따라 부과

민간 없는 서울시, 의존도 높아져

법제처 “부과 근거 없다”에 막혀

폐기물 발생량 감소 노력도 약화

내년 1월1일부터 수도권에서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전면 금지된다. 사진은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진행되고 있는 인천시 서구 수도권매립지 3-1매립장 모습. /경인일보DB
내년 1월1일부터 수도권에서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전면 금지된다. 사진은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진행되고 있는 인천시 서구 수도권매립지 3-1매립장 모습. /경인일보DB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제도가 실효성을 거두려면 타 지역에 쓰레기 소각 위탁을 맡기는 지방자치단체에 부과하는 반입협력금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직매립 금지를 두고 인천시·경기도·서울시·기후에너지환경부(기후부)가 직매립 금지 시행에 대한 세부 협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반입협력금 제도 개정’이 의제로 다뤄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반입협력금은 자체적으로 쓰레기를 태울 소각장이 없는 지자체가 다른 지자체에 쓰레기 소각 위탁을 맡기면서 내는 비용이다. 소각장 이용 요금과 별도로 부과되는 반입협력금은 소각장 주변 지역의 환경개선과 주민 지원 등에 활용된다.

현재는 공공소각장에 한해 반입협력금이 부과되고 있다. 예를 들어 소각장이 없는 서울 금천구가 인천의 공공소각장인 송도·청라소각장에 쓰레기 처리를 맡길 경우 소각장 이용 요금과 별도로 쓰레기 처리량에 따라 산정된 반입협력금을 내야 한다. 그러나 공공이 아닌 민간소각장은 반입협력금 부과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내년 1월1일부터 생활폐기물을 소각·재활용하는 과정 없이 그대로 땅에 묻는 직매립 금지 제도가 시행되면 소각장에서 태워지는 생활폐기물 물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문제는 공공소각장이 이미 포화 상태인 데다가 민간소각장조차 없는 서울의 경우 인천·경기지역 소각장 의존도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데 있다.

서울은 직매립 금지 시행 이전부터 생활폐기물의 소각량을 늘리고 있다. 서울의 하루 평균 생활폐기물 발생량은 2023년 3천79t에서 지난해 3천18t으로 소폭 줄었는데, 소각량은 같은 기간 2천352t에서 2천435t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타 지역 민간소각장에서 처리한 물량도 373t에서 415t으로 증가했다. 종량제 봉투를 그대로 매립지에 묻을 수 없게 되면 서울시가 처리해야 할 생활폐기물의 소각량도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이 같은 상황에 대비해 기후부도 반입협력금 제도를 손보려 했다. 지난해 9월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타 지역 민간소각장에 생활폐기물을 위탁 처리할 경우 반입협력금을 내도록 하는 제도를 2028년 1월1일부터 시행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입법 과정에서 법제처가 ‘민간소각장에 반입협력금을 부과할 근거가 없다’는 이유를 제시하면서 이 계획은 철회됐다.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는 공공소각장은 폐기물관리법의 4조와 5조에 ‘지자체장이 관할 지역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해 공공 시설을 설치·운영할 수 있다’는 내용을 근거로 반입협력금 시행이 가능하나, 민간소각장은 지자체 소관이 아니라 어렵다는 게 이유였다. 인천시는 입법예고 당시 민간소각장까지 반입협력금 제도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을 기후부에 전했지만, 환경부는 법제처 의견을 받아들였다.

이 같은 계획이 무산되면서 직매립 금지가 시행되면 인천지역 6개 민간소각장에 당장 내년부터 어느 정도 규모의 쓰레기가 들어올지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인천 역시 송도·청라 공공소각장과 6개 민간소각장을 활용해 생활폐기물 소각 처리를 준비하고 있는데, 코로나19 등 재난 상황이 벌어져 생활폐기물 소각량이 급증할 경우가 변수다. 공공소각장의 소각 처리 능력이 한계에 도달해 민간소각장 활용을 늘려야 할 시점에 서울 등 타 지자체 생활폐기물 소각량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쓰레기를 적시에 처리하지 못할 우려도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직매립 금지 제도 시행으로 인천 민간소각장에 들어오는 생활폐기물이 더욱 늘어날 것은 확실하다”며 “반입협력금 확대 계획이 무산된 뒤 기후부로부터 제도를 언제 시행할지 여부 등에 대해 공유받은 내용도 없다”고 했다.

반입협력금 제도를 현 상태로 유지할 경우 타 지자체의 공공소각장 확충 속도도 더뎌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발생지 처리 원칙’을 어긴 지자체를 대상으로 반입협력금이 일종의 페널티 역할을 하는데, 민간소각장에는 위탁처리에 따른 이용료만 내면 되는 만큼 자체적으로 생활폐기물을 소각할 여력이 없는 지자체들이 소각장을 신설하는 대신 민간소각장 활용을 늘리는 쪽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아무 제재 없이 민간소각장을 이용할 수 있게 되면 자체 소각 여력이 없는 지자체는 주민 반대가 심한 공공소각장 증설 대신 손쉬운 방법을 택하게 된다”며 “직매립 금지 제도는 근본적으로 생활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됐는데, 반입협력금 제도를 개선하지 않으면 폐기물 발생량을 줄이려는 노력도 약화될 것”이라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