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에 주문하고 조르는 칼럼 연재한 셈

전직 대통령 계엄·탄핵으로 국정·민생 양단

‘내란전담재판부’ 문제, 또 한번의 결단 요청

윤인수 주필
윤인수 주필

지난 6월 대선 직후 출고한 본 칼럼의 제목은 ‘다 이룬 이재명 대통령의 초월적 리더십’이었다. 대통령에게 “더 이상 이루어낼 인간적 욕구가 없는 사람이 이타적인 욕구를 각성하고 실행해 위인에 이르는”은 자아 초월 단계의 정치력으로 “정쟁과 정략을 초월할” 것을 간곡하게 요청했다. “지지를 자제시키고 반대를 경청해 나라와 국민을 향한 고결한 공적 기여 의지만 실행하면 가능하다”고 했다.

8월 칼럼 ‘이재명 대통령, 윤석열 거울 깨부숴라’에선 대통령에게 “윤석열과 차원이 다른 국정을 펼치려면 철혈의 심장으로 격이 다른 정치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민이 대통령에게 선사한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가장 강력한 대통령 권력”은 “대전환의 시대에 오로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쓰도록 ‘이재명’에게 허용한 천우신조”라 강조했다. 조국, 정경심, 윤미향의 광복절 사면·복권 논란으로 대통령직이 흠집 난 데 대한 안타까움이 컸다.

9월 칼럼 ‘이재명 대통령이 마주한 불온한 뉴노멀’에선 “동맹의 급변과 정치 불안의 한가운데” 끼인 대통령을 걱정했다. 조지아주 사태와 백악관의 관세 압박으로 수평에서 수직으로 전환된 한미동맹의 뉴노멀, 여당의 입법 독주로 동해보복형 정치의 시발점이 될 국회 뉴노멀 사이에서 고독하고 고단할 대통령을 상상했다. “진정한 보수라면 대통령의 실패를 바라지 않을 것”이라며 “대통령의 실패가 용납될 수 없는 예민한 시대”를 사는 국민의 기대로 위로했다.

돌이켜보니 대선 이후 대통령에게 요청하고 주문하고 조르는 칼럼을 연재한 셈이 됐다. 경계 없는 비판과 견제라는 저널리즘의 본질에서 보면 외도다. 권력을 향한 간곡한 요청과 주문은 ‘모두 까야 하는’ 언론인의 숙명에 어긋난다. 그만큼 절박했다고 변명해야겠다. 전직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과 탄핵심판과 대통령선거를 거치면서 정치갈등이 정치분단으로 확고해졌다. 헌법과 국정과 민생이 정치분단선에 양단됐다고 봤다. 이래서는 나라가 나라 꼴로 굴러갈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통령만이 정치분단을 극복할 유일한 권력이라고 생각했다. “모든 정책 현안에 대해서 최대한 감정과 자기 입장을 배제하고 중립적으로 미래지향적으로 냉정하게,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 대통령의 취임 100일 다짐이 화답 같았다. 반가운 심정으로 9월 칼럼을 “임기 5년 국정을 이 다짐대로만 수행해 주길 고대한다”고 맺었다.

12월, 이재명 대통령 임기 첫 연말이다. 여권의 위헌입법 강행에 대통령실까지 휘말렸다. 헌법을 위반한 불법 비상계엄으로 전직 대통령이 탄핵된 사변으로 탄생한 대통령이다. 이재명 이름 석자 자체가 헌법복원과 헌법수호의 상징이다. 국민이 선거로 인증했다. 그걸 집권여당 민주당이 내란전담재판부, 법왜곡죄 입법으로 오염시키고 있다. 내란전담재판부는 법원의 사법권 전유를 선언한 헌법에 반한다. 헌법상 법관의 재판권을 침해할 위험이 다분한 법왜곡죄는 검사의 공소권도 침해할 수 있다. 법조계가 반대하고 여권내부의 상식이 우려한다. 입법의 위헌성과 정치적 부작용을 감지한 민주당은 8일 의총에서 입법의 속도를 늦췄다. 결정적으로 이날 전국법관대표회의가 두 법안의 위헌성과 재판독립 침해 가능성을 우려하는 입장을 밝혔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위헌을 최소화하는 범위 내에서 내란전담재판부를 추진하자는데 당과 공감대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정치적 수사다. 헌법은 최소화가 아니라 불가침의 대상이다. 위헌계엄으로 예민해진 국민의 헌법 감수성과 어긋나고, 대통령을 위헌 논란에 연루시켜 정치분단선에 가둘 수 있는 위험한 발언이다.

대통령이 정리할 필요가 있다. 전직 대통령의 위헌계엄 단죄는 삼권분립으로 가능하다는 헌법의 정신으로 여당과 강경지지층을 회군시키는 것이다. 헌법 수호자로서 대통령의 권위로 분단된 민심을 헌법에 통합시킬 반전의 계기로 만들 수 있다. 대통령 취임 원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에 더없이 좋은 장면이다. 또 한 번 대통령의 결단을 요청한다.

/윤인수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