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법 형사13부 결심 공판
생활비 끊기자 망상 빠져 범행
생활비 지원을 중단한 가족에게 앙심을 품고 아들을 사제 총기로 살해한 60대 남성에게 검찰이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인천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김기풍) 심리로 지난 8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살인, 살인미수,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62)씨에게 이같이 구형했다고 9일 밝혔다.
검찰은 “피고인은 아들을 살해한 뒤 다른 가족과 지인도 살해하려 했다”며 “죄질이 불량하고 범죄가 중대해 사형을 구형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지난 7월 20일 오후 9시31분께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사제 총기로 산탄 2발을 발사해 자신의 생일 잔치를 열어준 아들 B(33)씨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당시 집 안에 있던 며느리, 손주 2명, 외국인 가정교사 등 4명도 사제 총기로 살해하려 한 혐의도 받는다.
또 A씨의 서울 도봉구 쌍문동 자택에서는 시너가 담긴 페트병과 세제통 등 인화성 물질 15개와 점화장치가 발견됐다. 이 자동 발화장치는 살인 범행 다음 날 작동하도록 설정돼 있었다.
그는 자신의 성폭력 범행으로 전처와 이혼한 뒤에도 일정한 직업 없이 가족으로부터 장기간 경제적 지원을 받아왔다. 그러다 2023년 말부터 생활비 지원이 끊기자 가족이 자신을 고립시킨다는 망상에 빠져 복수심에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사건 당시 부실 대응으로 질타를 받은 경찰 책임자들은 지난 9월 징계 처분을 받았다. 당시 경찰징계위원회는 인천연수경찰서장에게 견책을, 상황관리관(당직자·경정)과 상황팀장에게는 각각 정직 2월과 감봉 1월을 의결했다. (10월15일자 6면 보도)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하거나 피의자 핸드폰 위치추적을 하지 않았고, 이미 도주한 A씨가 집 내부에 있다고 오판해 뒤늦게 사건 현장에 진입했다.
최초 신고 접수 후 경찰특공대가 진입하기까지 70여분이 걸렸고, 총상을 입은 B씨를 병원에 옮기기까지는 90여분이 소요됐다. B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연수경찰서장은 사건 직후 유선으로 관련 내용을 보고받고도 현장에 직접 나가지 않았다. 상황관리관은 최고 단계 출동 지령인 ‘코드 제로(0)’가 발령됐는데도 상황실에 머물다 뒤늦게 현장에 출동했다. 관련 매뉴얼에 따라 상황관리관은 코드 제로가 발령되면 초동대응팀과 현장에 출동해야 한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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