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제한 기준 학교 자율 맡겨
교무실 상주·학부모 민원 우려
내년 1학기 시행을 앞둔 스마트폰 금지법에 교사들이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학교가 사용 제한 방식과 벌의 수준을 정하도록 해 교사들에게 부담이 크다는 이유인데, 스마트폰 사용으로 징계가 내려질 경우 학생과 학부모의 화살이 교사를 향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회는 지난 8월 학생들은 수업 시간엔 휴대전화 등 스마트 기기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담긴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내년 3월부터 특별한 목적이 없는 이상 청소년들은 수업 중 스마트 기기를 사용할 수 없다. 다만 제한 기준 등 법안을 실천할 방법은 각 학교에서 학칙에 따라 자유롭게 정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일선 교사들은 자율성을 빌미로 학교에 책임을 돌리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수원시 한 고등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 A씨는 “같은 지역에 있는 학교인데, 학교마다 스마트폰 허용 기준이 다를 경우 둘을 비교하는 내용의 민원이 빗발칠 것”이라며 “관련 법에 따라 스마트폰을 무단으로 사용하면 징계같은 조치가 이뤄질 텐데, 대학 입시에 예민한 고등학생과 학부모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라고 걱정했다.
수업시간에 스마트폰을 거둬간 교사들은 쉬는 시간에 학생들에게 휴대폰을 돌려주기 위해 교무실에 상주해야 한다. 이럴 경우 휴식이나 수업을 준비할 시간은 사실상 사라지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가의 스마트폰 수십대를 보관하는 부담을 오롯이 교사가 지게 될 것이라는 점도 불안을 키운다. 올해 도내 한 학교에서는 휴대폰 수거 가방에 들어있던 보조배터리가 폭발해 학생들의 휴대폰 30여대가 모조리 타는 일이 벌어졌는데, 수거를 맡은 담임교사에게 책임을 묻는 학부모 민원이 쏟아졌다고 한다.
이같은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 교육부는 ‘교원의 학생 생활 지도에 관한 고시’에 대한 해설서에 가이드라인을 추가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해설서에 스마트 기기 사용과 관련된 학칙 예시 등을 담고 있으며, 현장 의견과 정책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오는 2월 중 해설서를 각 시·도교육청에 배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마주영기자 mango@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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