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구 5대 은행들 ‘소진’ 안내문
‘희귀템’ 1만원 이상 거래되기도
미처 못받은 일부고객 크게 항의
“달력 배부를 시작한 지 3일만에 재고가 소진됐어요.”
10일 오전 인천 남동구 구월로데오거리. 이 일대에 밀집해있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들의 입구에는 ‘달력이 모두 소진됐다’, ‘달력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이날 만난 시중은행 관계자는 “11월부터 신년 달력을 찾는 고객들이 많았다”며 “12월1일부터 배부를 시작했는데 당일에만 360~370명이 몰리면서 10박스 넘는 달력이 나갔고, 12월3일에 모든 재고가 다 소진됐다”고 말했다.
은행 안내문을 보고 발길을 돌리는 이들도 있었다. 50대 한 여성은 “은행 달력을 집에 걸어두면 돈이 들어온다는 말이 있지 않느냐”며 “예전엔 은행 달력을 어렵지 않게 구했는데, 지금은 은행마다 다 재고가 없다고 한다”고 했다.
은행들이 매년 연말마다 고객들에게 무료로 나눠주는 신년(2026년) 달력이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집에 두면 재물운이 들어온다’는 속설로 달력을 찾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은행 달력이 이른바 ‘희귀템’으로 자리 잡으면서 당근마켓 등 중고거래 플랫폼에 웃돈을 얹어 판매하는 사례도 생기고 있다. 시중은행 로고가 찍힌 벽걸이·탁상 달력이 3천~5천원, 많게는 1만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스마트폰·인터넷 뱅킹의 보편화로 주요 은행 업무를 애플리케이션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되면서 은행창구 방문 고객이 줄어든 점도 달력 희귀 현상에 영향을 줬다.
인천 지역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말에 달력 재고가 이미 다 소진됐다. 요즘도 매일 달력을 찾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모든 시중은행들이 달력을 적게 만드는 추세로, 달력을 추가로 배부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달력 자체를 배부하지 않는 은행도 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매년 연말마다 달력 찾는 고객이 연례행사처럼 몰려든다”며 “다만 신년 달력을 받지 못한 일부 고객들이 크게 항의하는 등 민원이 발생하는 사례도 있어 지난해부터 달력을 아예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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