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 뿌리로 얽힌 안양 vs 서울과 ‘유사’
창단 18년만에 연고지 더비… 흥행 기대
‘또 하나의 연고지 더비, 악연의 고리를 끊겠다’.
지난해 12월 프로축구 K리그2 FC안양 선수들의 의지는 굳건했다. 사상 처음으로 K리그1 무대를 밟게 되면서 ‘연고지 악연’으로 얽힌 FC서울과의 빅매치가 성사돼서다.
당시 시민구단 안양 축구의 역사는 흥행거리가 되기에 충분했다. 1996년 안양 LG(현 FC서울)로부터 시작된 안양 축구는 안양 LG치타스가 K리그·FA컵·수퍼컵 우승 등을 잇따라 차지하며 명문 구단으로 도약했다.
그러나 2004년 LG가 서울로 연고지 이전을 발표하면서 안양 시민들과 축구팬들은 불매운동까지 벌였다. 이후 축구 팬들은 9년 뒤인 2013년 2월2일 FC안양 시민구단을 창단한 뒤 K리그에 진입했다. 12시즌 동안 K리그2에서만 활동한 안양은 2024시즌 K리그2 우승과 함께 1부 무대 티켓을 따냈다. 안양은 올해 K리그1에서 서울과 ‘연고지 더비’를 3차례 치러 1승1무1패를 기록하는 등 대등한 승부를 벌였다. 최종순위 8위에 올라 연착륙에 성공했다.
올해 K리그2에서 3위에 오른 뒤 플레이오프(PO)에서 성남FC를 꺾고 승강 PO에 진출한 부천FC 1995도 안양과 비슷한 처지다. 승강 PO에서 수원FC를 물리치고 창단 18년 만에 K리그1 승격의 꿈을 이룬 부천은 안양을 롤모델로 삼았다.
부천은 2000년대 초반 리그를 호령했던 부천SK(현 제주SK FC)가 지난 2006년 제주로 연고지를 옮기면서 하루 아침에 팀을 잃었다. 그러자 부천SK의 서포터스인 헤르메스가 주축이 돼 시민구단의 단초 역할을 했다. 구단명에 포함된 1995는 부천SK의 전신인 유공 코끼리 구단을 응원하기 위해 서포터스가 결성된 해를 뜻한다.
특히 1998년 당시 부천SK는 헤르메스를 위해 등번호 12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이는 국내 프로축구 역사상 최초였다.
부천은 시민구단으로 지난 2008년 K3리그에 참가한 뒤 2013년 K리그2에 입성하면서 본격적인 프로축구 판에 뛰어들었다. 이후 창단 18년, K리그2 진입 13년 만에 1부 진출의 꿈을 이뤘다.
부천은 2026시즌 K리그1에서 제주와 ‘연고지 더비’를 치른다. 다행히 제주가 수원 삼성과의 승강 PO 끝에 1부 무대 잔류에 성공한 만큼 내년 맞대결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연고지 더비’에서 만나는 부천-제주, 안양-서울의 악연은 내년 시즌에도 K리그1의 또다른 흥행요소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신창윤기자 shincy21@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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