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1473원·원유로 1700원
韓 실질실효환율 하락 ‘저평가’
내년에도 원화 약세 유지 전망
부천에 거주하는 A(33)씨는 최근 급등하는 환율에 고심이 깊다. 이달 중순 유럽으로 신혼여행을 가는데, 원·유로 환율이 1천700원선을 넘기면서다.
수원에 사는 B(50)씨도 방학동안 해외에 나가려는 자녀를 위해 유학비를 어렵게 준비했는데 환전은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급등한 환율에 선뜻 결정하지 못하고 마지막으로 다음 주까지 기다려 본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미룬 날만 해도 한 달이 넘는다.
이처럼 원화가치 약세 속에 해외여행과 학업을 위한 유학의 경비 부담이 커지는 양상이다.
11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매매기준율은 전일보다 2.6원 상승한 1천473.00원으로 마감됐다. 이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해 1천460선에서 장을 시작했지만 여파는 세시간도 채 못갔다. → 그래프 참조
다른 통화에서도 원화 약세는 매한가지다. 원·유로 환율이 대표적이다. 유로 환율은 지난 1일 1천710.18원으로 1천700원을 돌파했다. 유로 환율이 1천700원을 넘긴 것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6년 만이다. 유로 환율은 더욱 상승폭을 키우며 이날 3시 30분 기준 1천720원선도 넘었다.
원·파운드는 1천967.93원으로 2천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고 원·엔은 946.60원, 원·동(100동)은 5.59원, 원·홍콩달러는 189.29원 등 한국인이 주로 여행하는 국가에서도 상승세가 관측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올해 10월말 기준 한국의 실질실효환율 지수는 89.09로 한달 전보다 1.44p 하락했다. 실질실효환율은 한 나라의 화폐가 무역 상대국 화폐보다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 구매력을 가졌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100을 기준으로 두며 100미만은 저평가됐다는 의미다.
한국의 실질실효환율 지수는 금융위기 당시 최저 78.7까지 하락했다. 비상계엄 여파로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극에 달했던 지난 3월 말 기준 지수는 89.29, 지난 3월보다 지수가 떨어진 상황이다.
내년도 밝지만은 않다. 업계에서는 내년 환율이 평균 1천450원선에 유지될 것으로 관측한다. NH선물 리서치센터는 최근 외환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2026년 원·달러 환율 상단을 1천540원, 하단을 1천410원으로 제시해 원화 약세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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