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장 관리 ‘사각지대’
선수 사격 훈련땐 장부 내용 남겨
대회 등 사유로 이동땐 경찰 허가
수백발씩 쏘면 개수 파악 역부족
엄격히 감독해도 실수 생길 수도
사격선수용 실탄 수만발과 소총이 시중에 퍼져 범죄 우려가 커진 배경에는 실탄을 보관하는 사격장의 관리 부실이 결정적으로 자리하고 있다. 사격 지도자와 선수들도 통상 수기로 이뤄지는 지금의 실탄 입·출고 등 낡은 시스템을 개선해야 불법 유출 문제가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11일 대한사격연맹(이하 사격연맹)과 사격계에 따르면 사격장이 관리하는 실탄은 실업팀(선수)들이 사격연맹에 신청해 양수받은 뒤 사격장의 실탄보관소(무기고)에 입고된다. 선수들은 사격 훈련 시 실탄 입출고 장부를 작성해 사용 기록을 남기며, 대회 등의 사유로 사격장 이동이 필요할 때는 경찰의 허가를 받은 후 실탄을 옮기는 식으로 진행한다. 이 같은 실탄 무기고가 있는 사격장은 전국 14곳이다.
문제는 실탄 이동·사용 기록이 대체로 손으로 작성돼 오류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선수들이 출고한 양만큼 정확히 훈련에 쓴 것인지 불분명하고, 사격장 간 이동을 통해 사용했을 경우 교차 대조가 어려워 더 큰 빈틈이 생길 수 있다. 22구경 실탄 수만발을 몰래 빼돌려 유통한 혐의로 최근 경기북부경찰청에 구속된 한 지자체 소속 사격감독도 이러한 관리체계의 허점을 악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격계도 현행 수기 시스템상 실탄이 부실하게 관리되는 측면이 있다고 털어놓는다.
한 지자체 소속 사격팀 코치 A씨는 “선수들이 다루는 22구경 실탄 같은 화약탄은 매우 위험해 마음대로 반출할 수 없고 청원경찰이 상주하는 등 관리가 기본적으로 엄격하다”면서도 “수기로 사용 기록을 적는 점에서는 문제가 생길 여지가 있다”고 했다. 그는 “한 번 훈련에 들어가면 개인당 한두발이 아닌 수백발씩은 쏘고, 지역 이동 때는 팀단위로 움직이니 실탄 숫자가 많아 여러번 세어도 실수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지자체 사격팀 감독 B씨도 “과거 총기사고가 발생했을 당시 내부 관리가 강화되기도 했으나 오래가지 않았고 시스템이 그대로 남아있다 보니 문제가 사라지지 않는 것 같다”며 “사용·이동 기록 모두 전산으로 실시간 관리될 필요가 있지만, 정확하게 탄피를 회수하는 등 현장에서의 절차 변화가 함께 이뤄져야 개선의 의미가 더 클 것”이라고 짚었다.
대한체육회는 실탄·총기 불법유출과 관련 사격장 관리 문제가 도마에 오르자 사격연맹의 관리·감독 기관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연맹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격연맹도 국내 사격 지도자와 선수들을 대상으로 사격장 실태 설문조사를 진행하는 등 전산시스템 중심의 관리체계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격연맹 관계자는 “경찰청, 실탄을 보관 중인 사격장과의 현장 회의를 통해 종합적인 관리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방향의 협의를 진행했다”며 “감사 결과에 따라서도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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