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부업 #손 부업 #무자본 #퇴근 후 1시간.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SNS에 부업 관련 콘텐츠가 넘쳐난다. 과거 고연령층에 집중됐던 부업은 온라인 공간으로 영토를 확장했다. 고물가 시대, 먹고살기 빠듯하니 N잡러는 부러움을 산다. 너도나도 초단기·일회성 일자리 ‘스폿 워크(Spot work)’ 찾기에 바쁘다.

“꽝 없는 룰렛으로 부업하세요.” 원금 보장·고수익·당일 결제, 유혹은 달콤하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부업을 문의하면 상담톡에 초대된다. “룰렛 전문가가 수익을 창출하는 시스템이고 불이익은 업체에서 책임진다”고 안심시킨다. 이어 실시간 룰렛 게임 사이트의 회원가입을 유도한다. 얼떨결에 최소 입금액을 보내면 포인트가 쌓이기 시작한다. 입금 미션을 반복하다가 아차 싶어, 환급을 요구해 보지만 때는 늦었다. 운영진은 “예치금이 충분해야 투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말만 반복한다. 빨리 본전 찾고 탈출할 생각에 갇혀 수천만원을 쏟아붓게 된다. 입금을 못하면 운영진에게 계정 차단당하는 ‘닫힌 결말’이다. 결국 남는 건 텅장(텅 빈 통장)과 자괴감뿐이다.

올해 10월 기준 본업과 부업을 병행하는 인구는 65만명을 육박한다. 서민들은 아이들 학원비를 보태거나 생활비를 메우려다 덫에 걸려든다.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청소년들도 쉽게 타깃이 된다. 경찰청에 따르면 부업 사기를 포함한 ‘기타 사이버 사기 범죄’ 발생 건수는 지난해 9만5천752건에 달한다. 2020년 3만9천906건보다 4년 사이 2.4배 폭증했다. 이에 반해 검거 실적은 지난해 4만1천115건으로 43%에 그쳤다. 2020년 63.2%보다 20%p 이상 떨어졌다. 악랄해진 범죄 수법에 수사 당국이 고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부업 사기 피해자는 법의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다. 수사기관은 피해자들의 계좌 지급정지 요청을 거절한다. 보이스피싱만 적용된다니 분통이 터진다. ‘재화의 공급 또는 용역의 제공 등을 가장한 행위’는 보이스피싱에서 제외된단다. 2011년 제정된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의 맹점이다. 제도가 범죄의 꽁무니만 바라보는 현실이 안타깝다. 눈뜨고 사기당한 것도 억울한데 법 제도에 또 한번 좌절한다. 부업 콘텐츠를 무분별하게 게시하는 플랫폼의 책임 강화도 시급하다. 흡연 경고문처럼 부업 게시물에 ‘사기피해 우려’ 문구를 의무화해야 한다. 피해 구제를 포기하게 만드는 법과 플랫폼도 공범이다.

/강희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