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보조사업 매칭 부담… ‘최대 국비’ 마음만 무겁다

 

내년 20조중 73% 보건복지 예산

도비 증가규모가 더 커지는 모순

지역 자체 사업 삭감되거나 일몰

경기도가 내년 정부 예산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국비를 확보했지만, 그 이면에는 국고보조사업의 지방비 매칭 부담이 커지면서 지방 재정에 부담을 주고 있다. 사진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지난달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한병도 국회 예결위원장을 만나 경기도 핵심사업 국비 지원을 요청하고 있는 모습. 2025.11.17 /경기도 제공
경기도가 내년 정부 예산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국비를 확보했지만, 그 이면에는 국고보조사업의 지방비 매칭 부담이 커지면서 지방 재정에 부담을 주고 있다. 사진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지난달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한병도 국회 예결위원장을 만나 경기도 핵심사업 국비 지원을 요청하고 있는 모습. 2025.11.17 /경기도 제공

‘국비 지원이 늘어나는 만큼, 지자체 곳간은 축난다?’

경기도가 내년 정부 예산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국비를 확보했지만, 그 이면에는 국고보조사업의 지방비 매칭 부담이 커지면서 지방 재정에 부담을 주고 있다.

경기도는 물론 일선 시·군들도 국고보조사업에 우선적으로 예산을 편성하기 때문에, 관련 예산을 매칭해 대응하는 것만으로도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실정이다.

15일 경기도에 따르면 내년도 예산에 국비 20조8천923억원을 확보했다.

국비 확보액은 매년 늘고 있다. 2023년 17조8천110억원, 2024년 18조5천638억원, 올해 19조1천412억원까지 늘었고 내년도 예산에서는 20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대부분 보건복지 분야의 증가다. 내년도 국비 확보액 중에서도 73% 가량(약 15조3천500억원)이 보건복지 분야 예산이다.

최근 경기도의회에서도 복지 예산이 과도하게 국비와 매칭되면서, 경기도 자체 복지 사업들이 삭감되거나 일몰되는 경우가 늘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임창휘(민·광주2) 의원은 지난 8일 열린 예산결산특위 예산안 심사에서 국고보조금의 증가 규모보다도 경기도가 의무적으로 매칭해야 하는 도비 증가 규모가 더 크다는 점을 짚으며 “지방정부가 (중앙정부의 정책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타기팅하는 전략으로 가야되는데 국비 사업을 우선순위로 하다보니 마땅히 해야될 것들을 못하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국고보조사업의 딜레마를 여실히 보여준다.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비 사업에 대한 지방비 부담액을 다른 사업에 우선해 편성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정 여력이 부족한 도내 시·군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된다.

도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한 해에 갑자기 국고보조금이 늘어난 것은 아니고 매년 늘어나는 추세라 자체적으로 신규 사업을 (구상)하기는 어려운 지경까지 됐다”며 “국가 주도 사업이면 국비 지원 비율을 더 늘려주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근본적인 구조 자체가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국회예산정책처 역시 지난달 ‘지방자치단체 국고보조사업 운영 평가’ 자료를 통해 국고보조사업 규모가 매년 늘고 있는 점을 짚으며 “기준보조율(보조금 기준)이 국고보조사업의 특성에 맞는 산정 원칙이 부재해 사회 환경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미흡하므로 사업 분야별 탄력성과 대상 사업의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냈다.

전국적으로 통일된 복지사업은 정부가 국비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제언도 있다. 하경희 아주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재정적으로 보면 중앙정부가 지방에 책임을 전가하는 구조”라고 진단하며 “국비보조율 자체를 높이는 방안부터, (장기적으로는) 지방정부가 주도적인 사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돼야 한다. 개별사업 단위로 국고보조금을 내려주는 게 아니라, 분야별로 보조금을 지급해 지자체가 지역 여건에 맞게 사업을 할 수 있는 재량을 주는 방법도 있겠다”고 제안했다.

/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