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기록부 기재 등 여전한 제재…
道 학생들 ‘최소한의 방어막’ 우려
“최소한의 방어막 같아요.”
부천시의 한 여자중학교에 다니는 A양은 10여 년 전 제정된 학생인권조례가 여전히 필요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교사로부터 “왜 이렇게 예민하냐”, “생리 중이냐”와 같은 성차별적 말을 듣거나, 학내 동성커플에 대한 학생들의 차별적 발언에 교사 역시 동조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학생인권조례의 필요성을 실감한다고 했다.
그는 “외모나 휴대폰 사용에 대한 제약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차별적인 말이 들릴 때마다 인권조례가 최소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면서 “서울에서 조례가 사라지면 경기도를 포함해 전국에서 사라질 수 있다는 두려움이 든다”고 했다.
최근 서울시에서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려는 시도가 반복되는 가운데 경기지역 청소년들은 여전히 학칙을 통해 ‘학생다움’을 강요받고 있다며 폐지 움직임의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17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시의회는 전날 ‘서울특별시 학생인권 조례 폐지조례안’을 가결했다. 재석 의원 86명 중 65명이 찬성하고 21명이 반대했다. 지난해 6월 폐지안이 통과된 이후 서울시교육청이 무효확인 소송을 내면서 대법원에서 심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또 다시 폐지안이 통과된 것이다.
경기지역 청소년들은 학칙 준수 여부를 생활기록부(행실)에 기재되는 방식으로 여전히 제재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수원시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B군은 “추운 겨울에도 얇은 체육복을 입어야 하는 등 불편함은 분명히 있지만, 벌점이 누적되면 생활기록부와 이후 대학 진학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규칙에 따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실제 부천시 한 중학교는 학칙에 “눈썹을 미는 일, 눈썹을 그리는 일, 눈썹 마스카라 하는 일, 혹은 눈썹 문신은 금지하며 성인용 화장을 해서는 안 된다”(제24조·용모)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민준(고등학교 3학년) 아수나로 활동가는 “학생이 우대받는다고 주장하지만, 정작 학교의 주요 의사결정 기구인 운영위원회에는 학생이 아예 없거나 형식적으로 한 명만 참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라며 “학교 구성원 모두의 인권이 중요하다는 말만으로는 구조적으로 열세에 놓인 학생의 위치를 조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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