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소속 법원행정처는 18일 열린 대법관 행정회의에서 ‘국가적 중요사건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심리절차에 관한 예규’를 제정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대법원. 2025.12.18 /연합뉴스
대법원 소속 법원행정처는 18일 열린 대법관 행정회의에서 ‘국가적 중요사건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심리절차에 관한 예규’를 제정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대법원. 2025.12.18 /연합뉴스

대법원이 12·3 위헌계엄 관련 재판의 신속한 진행을 위해 ‘국가적 중요사건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심리절차에 관한 예규’를 제정한다. 예규가 규정한 국가적 중요사건은 내란·외환죄와 군형법상 반란죄 사건이다. 18일 대법관회의에서 결정한 예규가 10일 이상의 행정예고를 거쳐 시행되면 내년 상반기에 진행될 내란 사건 항소심은 관할 법원인 서울고법의 전담재판부에 배당될 것이 확실하다.

이날 결정된 대법원 예규에 따르면 국가적 중요사건을 관할하는 각급 법원장은 전체 판사회의와 사무분담위원회를 거쳐 전담재판부 규모가 정해지면 무작위로 사건을 배당받은 재판부를 전담재판부로 지정해야 한다. 법원행정처는 예규 제정의 취지를 ‘국가적 중요사건 재판의 신속, 공정한 진행에 대한 국민과 국회의 우려 해소’라고 설명했다.

대법원의 이번 결정은 국회 통과를 목전에 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의 위헌 논란을 해소하고, 내란 재판 지연에 대한 더불어민주당과 친여 여론의 반발을 수렴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보인다. 민주당이 법률로 강제한 내란전담재판부가 초래할 사법권 침해 위헌 논란을 대법원의 전담재판부 예규로 방지해 사법부의 재판독립권을 지키겠다는 의지다. 최근 법원장 회의와 전국법관회의에서 민주당 법안의 위헌성을 지적하면서 대법원에 촉구한 선제적 결단을 수용한 것이다.

대법원의 내란·외환 전담재판부는 민주당이 지난 16일 수정한 내란전담재판부법의 내용과 거의 일치한다. 민주당 수정안이 2심부터 적용한 전담재판부를 대법원 예규는 1심부터 적용해 오히려 강화됐다. 다만 전담재판부 구성과 관련 민주당은 전국법관회의 등의 추천 재판부를 대법원이 추인토록 한 반면, 대법원 예규는 재판 관할 법원의 판사와 법원장의 결정으로 임의배당을 통해 결정토록 했다. 민주당의 ‘추천’ 강제는 법원과 법관의 독립을 침해할 수 있는 위헌 요소로 지적받고 있다. 대법원은 임의배당 원칙으로 위헌 논란을 회피한 셈이다.

민주당은 이날 내란전담재판부 수정안을 23일 본회의에 상정해 24일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위헌 우려 조항을 삭제했지만 여전히 위헌 논란이 남은 수정안이다. 수정안으로 원안의 의도가 사라진 마당에, 대법원이 신속한 내란재판 의지를 담은 예규를 발표했다면 진지하게 검토하는 것이 맞다. 당내 강경파를 의식한 정무적 판단보다는 오로지 신속한 내란재판을 위한 법률적 판단으로 수정안 강행처리 여부를 숙고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