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 안정·투기 억제 목적 규제

안보상 군사보호시설 취득 제한

대상·구역별 심사 거쳐 허가를

단기적 거래신고법 개정해 대응

김민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김민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외국인의 부동산 투자. 강남지역의 일부 아파트가 3.3㎡당 2억원을 넘어서면서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국회에는 ‘부동산 거래 신고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이 상정되어 있다. 외국인 등의 부동산 취득 신고 시 취득자금의 출처 제출 의무 부여(엄태영 의원), 부동산 취득·보유 신고제 폐지 및 부동산 거래 전면 허가제 도입(김은혜·주진우 의원), 수도권 지역 등을 외국인 토지 취득 허가구역으로 지정(엄태영 의원), 국방·안보 관련 지역에서 외국인 등의 토지거래 규제 강화(유용원 의원), 안보 목적상 토지 취득 허가구역 신설(김정재 의원) 등을 하는 개정안이다.

국토교통부도 외국인의 부동산에 대한 정보 관리를 위해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그에 따르면 외국인이 183일 이상 국내에서 체류하는지와 비자 종류도 밝혀야 한다. 비트코인 등 자금조달 계획서를 제출하고, 외화로 부동산을 구입하는 경우 외국환 신고필증 등 관련 서류도 첨부해야 한다. 국토부가 외국인의 체류자격과 자금 출처를 구체화하는 것은 해외 자금 불법 반입, 자금세탁, 거짓 신고 등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국의 외국인에 대한 부동산 규제는 주거 안정과 투기 억제, 국가 안보에 목적이 있다. 캐나다는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외국인의 주거용 부동산 구매를 2027년 1월1일까지 금지하였다. 호주는 국방·전략시설 근접 지역 토지거래에 대해 사실상 허가제를 도입하고 있다. 2027년 3월31일까지 외국인의 기존 주택 구매도 금지했다. 일본은 중요토지조사법을 통해 방위시설이나 중요 인프라 시설 인근, 국경 지역 섬의 부동산에 대해 조사 및 규제할 수 있다. 미국은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가 외국인 투자 및 외국인의 특정 부동산 거래가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고 있다. 외국인은 군사기지·항만·안보 관련 시설 주변의 토지 취득 시 사전 심사를 받아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외국인의 부동산 취득에 대해 군사시설보호구역, 문화재 보호구역, 자연환경 보호구역 등에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군사기지·국경·전략시설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외국인의 부동산 취득에 대해 허가제가 주장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2018년 12월 서울시 용산구 일대의 4천162㎡를 매입하자 국방·안보 등의 관점에서 법제도를 정비할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외국인의 부동산 취득에 대해 개방적인 틀은 유지하되, 국가중요시설이나 원자력 시설 주변 등도 외국인의 부동산 취득을 금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외국인에 의한 부동산 투기목적 차단과 다른 차원에서 국가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국가 안보를 위해 우리도 외국인의 자금 출처, 실질 지배자, 국가 안보 위험도 등을 평가하여 허가 여부를 결정할 때가 되었다. 외국인의 부동산 투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건전한 투자와 투기목적 투자 그리고 국가 안보를 해치는 투자를 구분하여 규제하는 법률이 필요하다. 외국인의 부동산 투자에 대해 주거용 주택과 토지 그리고 국가 안보라는 차원에서 대상별·목적별·구역별 규제 체계를 갖춰야 한다. 우선 국방·안보 민감지역인 군사기지, 원전, 통신·전력 인프라, 첨단 연구시설 등에서 외국인이 부동산 취득 시 국가 안보 심사를 거쳐 허가를 받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외국의 정보수집이나 간첩 활동 등을 차단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부동산거래신고법의 개정으로 대처해야 한다. 그러나 외국인의 부동산 투자를 규제하는 ‘외국인 부동산 취득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의 제정도 검토해야 한다. 외국인의 투자가 모두 우리나라에 좋은 것은 아니다. 바람직한 것은 주요국처럼 부동산과 기업·기술·데이터 등을 연계하여 경제 안보와 국가 안보 차원에서 사전 심사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외국인 투자와 안보 심사를 체계화하는 ‘외국투자안보법’을 제정해야 한다.

외국인의 정상적인 투자의 촉진과 개방 정책 그리고 국가 안보 차원의 투자 규제는 국토부 규칙의 개정보다는 새로운 법률의 제정을 통해 재정립해야 할 때다.

/김민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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